영화 '비상선언'의 주역들이 칸 영화제 레드 카펫을 밟은 소감을 전했다. 특히 이병헌은 대한민국 배우 최초로 시상자로 나서 더욱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20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턴조선 호텔에서 '비상선언'(감독 한재림)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자리에는 한재림 감독을 비롯해 배우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김소진, 박해준이 참석했다.
'비상선언'은 사상 초유의 항공테러로 무조건적 착륙을 선포한 비행기를 두고 벌어지는 이야기다.
작품은 제74회 칸 영화제 비경쟁 부문 공식 초청을 받았다. 당시 이병헌은 한국 배우 최초로 칸 영화제에서 시상자로 나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또 송강호와 전도연이 각각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과 여우주연상을 수상해 의미를 더한다.
송강호는 '비상선언'이 칸 영화제에 초청될 수 있었던 이유를 밝혔다. 그는 "외신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누구나 겪을 수 있는 현실감과 그 속에서 피어나는 인간애가 좋았다고 하더라. 극한 상황에서 우리가 가질 수 있는 타인에 대한 생각들과 감정들이 정교하면서 담담하게 그린 게 인상적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임시완은 "영화를 보고, 칸 영화제 집행위원장이 마이크를 건네줬다. 안 그래도 정신이 없고 긴장되는데 어떻게든 영어로 한마디 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함 미소를 보였다.
한 감독은 "이번이 처음으로 칸에 간 거였다. 비경쟁이어서 가벼운 마음으로 여행을 가자는 마음으로 출발했다"며 "막상 관객들을 보고 뤼미에르 극장의 전통과 영화에 대한 예의를 느끼니 마음에 더 와닿더라. 거기서 감동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화를 하는 게 행복하다는 걸 느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다시 한번 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병헌은 시상자로 무대에 설 때를 회상했다. 그는 "정말 긴장이 많이 됐다. 그 큰 무대에서 내가 과연 잘 해낼 수 있을까 싶었다"며 "대기실에서는 세계적인 영화인들이 왔다 갔다 하는데 더 긴장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무대에 나가니 송강호 선배 얼굴이 보였다. 그 순간 의지가 됐고, 편하게 할 수 있었다"고 감사를 표했다.
한편, '비상선언'은 오는 8월 개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