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열린 삼성의 전자 계열사 사장단 회의는 경기 용인 삼성인력개발원이라는 장소로도 눈길을 끌었다. 인력개발원은 삼성의 차세대 글로벌 경영 지도자를 길러내는 그룹의 상징적 시설이기 때문이다. ‘삼성 인재 양성의 메카’로도 불린다. 삼성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회장이 인재 제일 경영철학을 앞세워 1982년 설립한 곳이기도 하다.
재계에서는 삼성 경영진이 조직 문화 개선, 우수 인재 확보 의지를 회의 장소로도 드러냈다고 분석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18일 유럽 출장 귀국길에서 취재진을 만나 “우리가 할 일은 좋은 사람을 모셔오고 조직이 예측할 수 있는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유연한 문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날 사장단은 삼성의 역사를 다시금 되돌아보고 앞으로 창업에 준하는 각오로 경영에 임하자고 다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정한 초일류 기업이 되려면 우수 인재 확보를 선결해야 한다는 데도 이견을 보이지 않았다. 조직 문화 또한 글로벌 인재가 마음껏 창의성을 발휘하게끔 유연하게 혁신하자고 뜻을 모았다. 지난해보다 한발 더 나아간 인사·조직 개편안을 꺼낼 가능성을 시사한 셈이다. 삼성은 이 부회장 가석방 출소 직후인 지난해 11월 △정년 이후 근무제 ‘시니어 트랙’ △샐러리캡(연봉 총액 상한선) 이상 성과급 지급 △부서장·부서원 간 수시 소통 등을 골자로 한 새 인사 제도를 발표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삼성 경영진은 중소기업과 상생하고 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했다. 이 부회장이 2019년 11월 창립 50주년 메시지에서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고 말한 뒤로는 중소기업과의 동행이 주요 경영전략의 축으로 아예 자리 잡았다는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