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원유 ‘헐값 사재기’ 나선 中 “수입 55% 늘려”

“러시아, 사우디 제치고 중국 최대 석유 공급국”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지난 5월 러시아산 원유를 실은 유조선이 이동하는 모습. EPA연합뉴스


서방의 러시아 제재 속에서 중국이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로이터 통신은 중국 세관인 해관총서 자료를 인용해 5월 중국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량이 842만t으로 전년 동월 대비 55% 늘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하루 198만 배럴(1배럴=159ℓ)씩 수입한 것으로 4월의 159만 배럴과 비교해도 25% 가량 증가한 것이다.


이로써 러시아는 19개월 만에 사우디아라비아(782만t, 하루 184만 배럴)를 제치고 중국의 최대 원유 공급 국가가 됐다. 중국의 사우디산 원유 수입은 4월에는 하루 217만 배럴이었다.


중국은 시베리아·태평양 송유관은 물론 극동 항구, 러시아와 근접한 유럽의 항구를 통한 해상 운송으로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한다.


로이터는 사우디가 19개월만에 중국 최대 수출국 자리를 러시아에 넘겼다면서 중국 국영 석유회사인 중국석유화공그룹(시노펙) 등이 서방의 제재로 헐값이 된 러시아산 구매를 크게 늘렸다고 짚었다.


주목할 대목은 5월 브라질산 원유 수입이 220만9000t으로 1년전보다 19% 감소했다는 점이다. 이는 저렴한 원유 가격 경쟁에서 중국이 브라질산 대신 러시아산을 선택했다는 걸 의미한다.


아울러 미국의 이란 제재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5월에도 이란산 원유 26만t을 수입한 것이 확인된다. 중국 전체 원유 수입량 중 이란산 비중은 약 7%에 달한다.


미국의 또 다른 제재 대상국인 베네수엘라로부터 중국의 원유 수입은 ‘0’으로 나와 있다.


그러나 이란산·베네수엘라산 원유의 환적 장소로 자주 사용돼온 말레이시아로부터 중국의 5월 원유 수입량이 220만t으로 1년 전보다 2배 가량 늘었다는 걸 눈여겨 봐야 한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중국의 5월 원유 수입량은 하루 1080만 배럴로 지난해의 1030만배럴보다 12%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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