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약사회가 20일 제22차 정보통신기술(ICT) 규제샌드박스 심의위원회를 통해 쓰리알코리아의 화상투약기에 조건부 실증특례를 부여한 정부를 향해 “약사 말살 정책”이라며 강력하게 규탄했다. 비대면 진료 대응 약·정 협의 전면 중단은 물론, 실증특례 사업에 대해서도 일절 협조하지 않고 전면 투쟁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대한약사회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화상투약기 도입 시 발생 가능한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지적하는 한편, 심야약국 운영 확대라는 합리적 대안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약 자판기 조건부 실증특례 부여 결정이 내려진 데 대해 개탄을 금치 못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는 동안 지역사회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한 전초기지로서 매우 중요한 임무를 수행해 온 약사사회의 노력을 폄하하고, 약국이 지역사회 안전망으로 존재하는 것을 부인하려는 처사나 다름 없다는 것이다.
약사회는 화상투약기가 ‘대면 원칙을 훼손한다’는 데 가장 큰 우려를 표한다. 기술과 서비스의 혁신성이 부족할 뿐 아니라 소비자의 선택권을 역규제하고, 의약품 오·투약으로 인한 부작용 증가, 개인 민감정보 유출, 신청기업 중심의 영리화 사업모델과 지역약국 시스템 붕괴 유발 등의 문제가 발생할 것이란 논리도 펼치고 있다.
대한약사회는 “지금껏 약사 정책의 카운터파트너로서 정부 시책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온 대한약사회와 전국 8만 약사회원이 느끼는 분노와 배신감은 이루 설명할 수 없다”며 “약 자판기 실증특례 사업이 가지고 있는 약 자판기 판매약 품목과 가격, 유통담합, 의약품 유통질서 훼손행위 등 위법성을 끝까지 추적, 고발하고 기업의 영리화 시도를 반드시 저지하겠다”고 경고했다. 화상투약기가 향후 약사법에 오르는 것을 반드시 막아내겠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를 향해서는 “국민건강을 가장 우선시 해야 하는 복지부의 정체성을 명확하게 밝히라”고 촉구했다.
대한약사회는 "약사회를 중심으로 전국 16개 시도지부가 단결해 약사법에 위배되는 구체적인 실증특례 조건 부여를 차단하고 단 하나의 약국에도 약 자판기가 시범 설치되지 않도록 하는 등 어떠한 조건부 실증특례 사업에도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며 “향후 발생할 국민건강 위해와 국가적 손해의 책임은 전적으로 정부에 있다는 것을 밝힌다”고 못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