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발달·중증 장애인 가족들과 만나 장애인 권리 확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20일 약속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서울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에 마련된 발달·중증 장애인 참사 분향소를 찾아 헌화한 뒤 장애인 권익 보장을 주제로 한 간담회에 참석했다. 간담회에는 박 원내대표를 비롯해 민생우선실천단 장애권리보장팀과 윤종술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회장 등이 모여 장애인의 권익 보장 정책에 대해 의논했다.
민생우선실천단장을 맡은 박 원내대표는 방명록에 "슬픔의 사슬을 끊지 못해 송구하다"며 "(장애인) 국가책임제 도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기록했다. 박 원내대표는 간담회가 "장애인 책임제를 조속히 도입하고 실시하는 것에 대해 법과 예산을 통해 어떻게 뒷받침할지 결의하고 다짐하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면서 "지난달 국회에서 통과된 발달장애인 권리 보장 지원법 개정안의 시행이 제대로 이뤄지도록 챙기겠다"고 밝혔다. 이어 “장애인 권리 확대와 함께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확립에도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장애인 단체 관계자들은 공적 돌봄 체계의 확립과 발달장애인에 대한 일자리·주거 확보, 가족 지원 서비스, 사회참여 보장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윤종술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회장은 극단적 선택으로 내몰리는 장애 가족의 현실에 대해 "너무 힘들다”며 “소규모로 분향소를 차릴 때마다 잠깐 관심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대책을 세워달라"고 토로했다.
발달장애 자녀를 둔 한 부모는 "발달장애인에 관심을 가진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한 지난 정권에서조차 실효적인 성과를 못 만들었다"며 "민주당이 다른 당보다 훨씬 많은 애정과 관심을 주는 것을 알지만, 정말 우리에게 관심이 있으신지 통렬히 그 책임을 묻고 싶다"고 호소했다.
이런 호소에 민주당 의원들도 반성의 눈물을 흘렸다. 발달장애 자녀를 둔 강선우 의원은 "지방선거 유세 중 삭발과 단식으로 수척해진 발달장애 부모 여러분이 찾아올 때마다 길바닥에서 끌어안고 울었다"며 "지난 2년간 제가 무엇을 했나 부끄러워서 울었고, 죄송해서 울었고, 제 아이가 생각나서 울었다"고 말했다. 장애인인 최혜영 의원도 "더는 눈물을 흘리지 않고 모두가 다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삶을 만들기 위해 더욱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찬대 의원은 "지난 6년 의정 활동 중 우리의 잘못을 가장 크게 느낀 간담회"라며 "우리가 실력 없고 공감 능력 없고 책임도 다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성찰했다.
민주당은 대선 및 지방선거 패배 이후 우상호 비대위를 꾸린 뒤 '민생 우선 정당'으로의 변화를 내걸고 사회적 약자들과의 연대를 다지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이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다짐을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