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농기계 업체인 대동(000490)의 자회사 대동모빌리티가 국내 자본시장에서 약 1000억 원의 성장 자금을 유치한다. 회사측은 신공장 건설과 연구·개발(R&D)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주력 사업을 농기계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분야로 전환할 방침이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동모빌리티는 카카오(035720)모빌리티와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 등을 상대로 1000억 원 규모 프리IPO(상장 전 자금조달)를 추진 중이다. 회사 설립 후 첫 외부 자금을 유치하는 것인데 미래 모빌리티로 사업 확대 및 재편을 겨냥한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모빌리티를 비롯해 대형 기관들이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며 “모회사가 탄탄하고 대동모빌리티도 관련 사업에 전문성이 높아 투자 매력이 크다는 평가"라고 설명했다.
1977년 설립된 대동모빌리티는 각종 산업용 체인과 농기계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지난해 사명을 한국체인공업에서 변경했다. 코스피 상장사인 대동이 지분 72.12%를 보유하고 있으며 김준식 대동 대표와 자녀들도 주요주주로 올라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926억 원, 영업이익은 31억 원을 기록했다.
대동모빌리티는 프리 IPO를 늦어도 내달까지 완료해 자금 확보를 마칠 예정이다. 지난달 301억 원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도 마쳐 이번 투자 유치가 마무리되면 1300억 원의 신규 자금을 확보하게 된다.
대동모빌리티의 투자 후 기업가치는 약 2500억 원 수준으로 책정돼 지난달 유증 당시 700억 원 수준에서 기관들간 투자 경쟁으로 몸값이 단숨에 3배 이상 증가했다. 전략적투자자(SI) 성격인 카카오모빌리티가 대규모 자금 투자를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대동과 지난 2월 전기이륜차 시장 진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아울러 배터리 제조사인 LG에너지솔루션(373220)도 대동모빌리티와 사업 협력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를 비롯해 증권사 등 3~4곳의 기관이 각각 100억~200억원을 투자할 것으로 파악됐다.
대동모빌리티는 확보한 자금의 대부분을 모빌리티 사업의 전초기지 역할을 할 대구 신공장 건설과 R&D 강화에 투입한다. 대동모빌리티는 대구 국가산업단지내 10만2,265㎡(약 3만1000평) 부지에 올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신공장을 건설 중이다. 회사측은 신공장에서 전기 모터 기반 오토바이와 골프 카트에 전기 트럭도 개발해 생산할 계획이다. 전기 바이크의 경우 카카오모빌리티와 손잡고 공동 개발한 후 유통·판매에 나서 배달의민족·쿠팡 등에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대동모빌리티는 이번 투자 유치를 기점으로 기업공개(IPO)를 위한 준비 작업도 본격화한다. 회사측은 모빌리티 신사업의 매출이 가시화하는 2025년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동모빌리티 측은 이와관련해 “투자 유치를 진행 중인 것은 맞지만 아직 확정된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