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7차 핵실험을 하지 않는 카드로 대외 협상을 재개할 수 있다는 대북 전문가 관측이 21일 나왔다.
고유한 통일연구원장은 이날 오전 통일연과 조지워싱턴대 한국학연구소가 '북한의 코로나19 대유행 공중보건위기 상황의 정치경제'를 주제로 개최한 공동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고 원장은 "북한 핵실험이 언제든 가능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결단만 남았다는 말이 있다"면서 북한이 새로운 결정을 해야 하는 분기점에 있다는 데 동의했다. 그러면서 고 원장은 "미국과 한국이 어떤 대응을 하느냐에 따라 그 방향이 결정될 수도 있다"며 "북한 결심도 결심이지만 미국과 한국이 어떤 접근 방식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북한 선택이 달라질 수 있는 기로에 서 있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이 핵실험을 준비하는 모습을 외부에 노출하면서 현재 실험을 하지 않고 기다리는 것 같다"면서 "미국과 한국의 태도에 따라 핵실험을 하지 않는 것을 카드화해서 협상을 재개하고 지금 처한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돌파구로 활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고 원장은 "그런 부분에서 지금이 굉장히 중요한 시기라는 데 한국과 미국이 인식을 같이하면서 좋은 쪽으로 갈 수 있는 선택을 하도록 노력을 하면 어떨까"라고 제안했다.
특히 고 원장은 북한이 최근 최선희를 외무상에 지명한 데 대해 "전통적으로 외교를 담당했던 최선희를 외무상으로 다시 발탁한 것을 볼 때 북한도 상당히 협상을 염두에 두고 한국과 미국의 태도를 지켜보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부연했다.
켄 고즈 해군분석센터 연구프로그램소장도 이날 세미나에서 북한에 대해 "코로나로 정권의 모든 활동이 지난 2년 동안 다 얼어붙었고 많은 활동이 없었지만 이제 다시 한 번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이 왔다"며 "지속적으로 봉쇄할 것인지 아니면 다시 세계와 소통할 것인지, 한다면 외교적으로 할 것인지, 벼랑 끝 전술을 할 것인지 잘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북한이 정권 유지를 위해 강경책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면서 "미국이 전략적 인내를 보이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벼랑 끝 전술을 다시 한 번 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