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아트센터 "관객과 친한 극장…서울의 명소로 만들 것"

['LG아트센터 서울' 10월 개관 앞두고 기자 간담]
역삼동 시대 접고 마곡에 새둥지
세계적 건축가 안도 다다오 설계
1335석 대극장 '시그니처홀'에
블랙박스형 소극장 'U+스테이지'
젊은 예술가들과 적극 협업 계획

10월 공식 개관하는 ‘LG아트센터 서울’ 전경. 사진 제공=LG아트센터

지난해 22년간의 역삼동 시대를 마감한 LG아트센터가 10월 마곡지구에서 정식 개관을 앞두고 동시대성 강한 수준 높은 공연 중심의 복합문화공간으로 기능하겠다는 비전을 선보였다. 대극장 하나만 있던 역삼 시절과 달리 새롭게 추가된 블랙박스형 소극장을 중심으로 젊은 예술가들의 다양한 시도를 받아 안는 플랫폼으로 역할을 하겠다는 지향점도 드러냈다. 공연장이 강남에서 강서 지역으로 옮김에 따른 관객들의 심리적 거리감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노력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LG아트센터 서울’은 오는 10월 13일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서 공식 개관할 예정이라고 21일 밝혔다. 공공성을 강조하는 차원에서 ‘서울’을 명칭에 추가했다. 지하 3층, 지상 4층 규모로 지어진 LG아트센터 서울은 일본의 세계적 건축가 안도 다다오의 설계로 2556억원을 들여 4년6개월간의 공사를 거쳤다. 1335석 규모의 다목적 대극장인 LG시그니처홀, 가변형 블랙박스 형태의 소극장 U+스테이지의 두 가지 공연장으로 꾸렸다. 센터 측은 “다다오가 ‘여기밖에 없는 공연장’을 만들고자 했고, 실제 공연장을 보고 만족스러워했다”고 전했다.



10월 공식 개관하는 ‘LG아트센터 서울’ LG시그니처홀의 모습. 사진 제공=LG아트센터

센터 측은 이날 공사가 진행중인 공연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개관 이후 운영 방향성과 함께 12월까지 열리는 ‘개관 페스티벌’의 라인업을 선보였다. LG시그니처홀은 모든 공연 장르를 포괄하는 다목적 공연장으로, 센터 측은 오페라 극장의 규모와 클래식 콘서트홀의 음향 환경을 동시에 지향한다고 소개했다. 이현정 LG아트센터장은 “무대 크기가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와 비슷하다. 사이즈 때문에 올리지 못하는 공연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음향 면에서는 역삼동 시절에도 사용했던 잔향 가변장치를 비롯해 천정과 벽면에 반사판 역할을 하는 리플렉터와 무빙타워를 각각 설치해, 모든 공연 장르의 음향 조건에 맞추고자 했다. U+스테이지는 공연에 따라 무대를 다양하게 바꿀 수 있으며, 아티스트의 위치와 움직임에 따라 사운드가 움직이는 효과를 내는 ‘이머시브 사운드 시스템’을 채택했다. 이 센터장은 “소극장이 없어서 그간 다양한 시도와 창작이 어려웠던 아쉬움을 해소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LG아트센터 서울 LG시그니처홀 무대에서 바라본 객석 전경. 사진 제공=LG아트센터

이 센터장은 운영 방향에 대해 “확장된 공간에서 다양한 창작자와 협업하며 관객들과 소통하는 공연장을 지향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시대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수준 높은 공연의 소개는 물론, 확장된 공간을 기반으로 다양한 가치를 만들어내는 복합문화공간으로도 도약하겠다는 생각이다. 여름·겨울에는 뮤지컬 대관 공연을 하고, 봄·가을 시즌 ‘콤파스’, ‘크리에이터스 박스’ 등 다양한 기획공연 브랜드를 통해 젊은 예술가들과 적극 협업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공연장이 강남에서 강서로 이동함에 따라, 관객들의 심리적 거리감을 줄이는 게 큰 과제로 꼽힌다. 이 센터장은 “관객이 극장과 친해지도록 하는 게 첫 과제”라며 “극장을 명소로 만들 만한 것, 편한 마음으로 극장을 찾을 수 있는 매력 요소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약 15만명으로 추산되는 서울 서부지역과 김포, 인천, 부천 등 인근의 배후 수요를 공략할 교육 프로그램도 곧 공개할 계획이다.



이현정 LG아트센터장이 21일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제공=LG아트센터

LG아트센터는 개관 후 공연 일정도 공개했다. 개관 당일인 10월 13일에는 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의 내한공연을 영국의 명 지휘자 사이먼 래틀의 지휘와 한국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협연으로 연다. 전석 초청 공연으로 열리며, 개관을 알리는 본격적인 행사는 10월 15일부터 12월 18일까지 열리는 ‘개관 페스티벌’이 장식한다. 얼터너티브 팝 그룹 이날치와 소리꾼 이자람, 마술사 이은결, 가수 박정현,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피아니스트 선우예권,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 등 대중문화와 클래식을 아우르는 국내 아티스트들이 공연한다. 영국 현대무용가 아크람 칸, 프랑스 아크로바틱 안무가 요안 부르주아, 파보 예르비가 지휘하는 도이체캄머필하모닉 등의 내한공연도 준비했다. 12월 20일부터는 약 2개월간 뮤지컬 ‘영웅’을 무대에 올린다.



10월 공식 개관하는 ‘LG아트센터 서울’의 포스터. 사진 제공=LG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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