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발사 성공] 우리 기술로…누리호 '우주 가는 길' 열었다

[독자 개발 한국형발사체 성공…세계 7대 우주강국 도약]
700㎞서 위성 분리·궤도에 안착
기술이전 금지 영역…값진 성과
이종호 "우주산업 생태계 조성"

누리호가 21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서 발사되고 있다.고흥=오승현 기자

국내 기술로 제작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두 번 만에 발사에 성공했다. 이번 발사 성공으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실용위성을 우주에 올려놓은 나라로 우뚝 섰다.



순수 국내 기술로 설계·개발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1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서 화염을 내뿜으며 힘차게 날아오르고 있다. 고흥 나로우주센터=오승현 기자

21일 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를 떠난 누리호는 700㎞ 목표 고도에 안정적으로 솟아 오른 뒤 성능검증위성도 목표 궤도에 안착시켰다. 지난 1차 발사 때 실패한 위성의 궤도 진입 속도도 목표치인 초속 7.5㎞를 달성했다.


2010년 3월부터 약 1조 9572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 누리호는 1.5톤급 실용위성을 지구 저궤도(600∼800㎞)에 투입하는 것을 목표로 설계됐다. 그동안 250여 명의 인력이 연구개발에 투입됐으며 누리호의 설계, 제작, 시험, 발사 운용 등 전 과정이 국내 기술로 구현됐다. 75톤급 액체 엔진, 대형 산화제 탱크 등 누리호를 이루는 핵심 기술도 모두 국내 개발진의 연구 산물이다.


이번 발사 성공으로 우리나라는 실용위성을 자력으로 우주궤도에 올려 보낼 수 있는 일곱 번째 나라가 됐다. 우주발사체 기술은 우주시대 개척의 발판이 될 중요한 기술이다. 독자적인 우주수송 능력을 확보하고 국가 우주개발을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주발사체 기술은 그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로 전용될 가능성 등 군사적 우려 때문에 국가 간 기술 이전이 금지돼 있었다. 오로지 자체 국내 기술력에 기대 개척해야 하는 분야였다. 이번 성과가 더욱 값진 이유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날 발사 뒤 나로우주센터 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1993년 6월에 최초 과학 관측 로켓인 ‘과학 1호’가 발사된 지 꼭 30년 만의 성과”라며 “오늘은 대한민국 과학기술사뿐 아니라 대한민국 역사의 기념비적인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정부는 향후 우주산업 클러스터 육성을 위해 세제 지원 등 정책·제도를 적극 추진해 뉴스페이스 시대에 대비한 자생적 우주 산업 생태계를 조성해 나가는 데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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