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토트넘 공격수 손흥민(30)을 향해 인종차별을 한 영국 팬들이 결국 사과 편지를 썼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런던 경찰이 손흥민에 대한 인종차별적 글을 SNS에 남긴 12명의 축구 팬들에게 사과 편지를 쓰게 했다”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건은 지난해 4월 12일 개최된 2020~2021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경기(토트넘 1-3 패)에서 비롯됐다. 전반 33분 맨유 에딘손 카바니가 골을 터트렸지만, 그에 앞서 카바니에게 패스를 한 스콧 맥토미니가 볼 경합 중 손흥민 얼굴을 가격하는 반칙을 가해 득점이 취소됐다.
맨유의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은 이를 두고 “내 아들(son)이 상대에게 얼굴을 맞고 3분간 누워 있다가 10명의 부축을 받아 일어난다면, 나는 밥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비꼬았다. 맨유 팬들도 트위터 등 SNS에서 손흥민이 과도한 연기를 펼쳤다며 비난했고, 이 중에는 ‘개나 먹어라’, ‘한국 드라마 배우다’, ‘DVD나 팔아라’ 같은 인종차별적 글도 있었다. ‘DVD’는 아시아인이 노상에서 불법복제 DVD를 판다는 뜻이고 개고기 역시 인종차별 발언이다.
현지 경찰 수사에 따르면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12명은 모두 남성으로, 연령은 20세에서 63세 사이다. 경찰은 일부를 체포해 조사하기도 했다. 수사를 마친 경찰은 정식 기소 대신 ‘공동체 해결 명령(community resolutions)’을 내려 사건을 종결하기로 했다. 이는 범죄 사실이 크지 않을 때 기소 없이 피해자에게 사과하거나 지역사회에 봉사하도록 하는 등 가벼운 처벌을 내리는 제도다. 한편 당시 맨유 구단은 손흥민에게 인종차별적 글을 남긴 6명에게 출입 금지 징계를 내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