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과 기관의 강한 동반 매도로 코스피와 코스닥지수의 ‘바닥’이 뚫렸다. 엔·달러 환율이 136.71엔까지 치솟으며 엔화 가치가 24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원·달러 환율도 연일 올 들어 최고치를 경신하며 1300선 돌파를 눈앞에 뒀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66.12포인트(2.74%) 내린 2342.81에 장을 마치며 이틀 만에 다시 2400선을 밑돌았다. 2020년 11월 2일(2300.16) 이후 1년 7개월여 만의 최저치다. 코스닥은 31.34포인트(4.93%) 급락한 746.96으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보면 2020년 7월 2일(742.5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코스피와 코스닥 합산 시가총액은 전일 2240조 6459억 원에서 이날 2176조 1654억 원으로 하루 만에 64조 4805억 원 증발했다. 양대 증시에서 2234개 종목이 하락 마감한 가운데 1161개 종목이 신저가로 추락했다.
외국인은 4거래일 연속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만 3205억 원어치를 팔아 치웠다. 기관도 839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증시 하락에 한몫을 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드라이브로 불거진 경기 침체 공포가 수급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는 달러 강세가 계속되면서 외국인 매도세에 기름을 부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원 70전 오른 1297원 30전에 마감하며 1300원 선을 위협했다. 엔화 가치도 역사적 저점을 기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21일(현지 시간) 엔화는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36.71엔에 거래됐다. 아시아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1998년 10월 이후 약 2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긴축 및 물가 부담, 경기 침체 논란 등 기존 불확실성 요인들의 무게감이 지속되며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며 “달러 강세와 미국 국채금리 하락으로 위험 회피 심리가 확대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