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금융 업무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한 한국씨티은행 개인신용대출 이용 고객은 내달부터 KB국민은행과 토스뱅크의 신용대출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게 됐다.
한국씨티은행은 21일 KB국민은행과 토스뱅크와의 업무 제휴 협약을 체결하고 다음 달 1일부터 '개인신용대출 대환 제휴 프로그램'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씨티은행 개인신용대출 고객이 제휴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경우 금리 우대,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대환대출 금액에 따른 인지세 면제 등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KB국민은행은 대환대출을 신청할 경우 최대 0.4%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하기로 했다. 대환 제휴 프로그램은 KB국민은행 앱(애플리케이션) 또는 영업점, 토스뱅크 앱에서 신청할 수 있다.
대환 대출은 한국씨티은행의 대출 잔액과 동일한 금액으로만 가능하다. 대출 금액을 더 늘리지 않을 경우에는 총부채원리금상환 비율(DSR) 등 가계대출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대출 금액을 줄여서 대환할 경우에는 한국씨티은행 대출을 일부 상환하고 난 뒤 신청하면 된다.
한국씨티은행은 이와는 별도로 2026년 말까지는 기존과 동일하게 은행이 정한 심사 기준에 따라 만기를 연장하고, 2027년 이후에도 전액 상환 또는 타금융기관을 통한 대환이 어려운 고객의 경우 최대 7년의 분할 상환을 지원하기로 했다.
한국씨티은행의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올해 3월 말 기준 8조원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KB국민은행과 토스뱅크의 규모를 고려하면 두 은행이 전액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인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모든 고객이 제휴 은행에 대환을 신청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제휴 은행이 우대금리 등을 제공하고 있지만 한국씨티은행의 신용대출 금리가 일반 시중은행에 비해 다소 높은 편이어서 이탈하는 고객도 상당수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한국씨티은행과 제휴 은행의 신용평가 기준이 다른 만큼 대환대출 심사에서 탈락하는 기존 고객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제휴 은행의 대환 심사에서 탈락할 경우 상대적으로 금리가 더 높을 수 있는 저축은행 등에서 대환을 신청해야 할 수밖에 없는 만큼 기존 고객의 불만도 사라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대환대출 심사 과정에서 신용 상태가 현저하게 바뀐 경우라면 대환이 거절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