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치열한 신인왕 레이스를 펼치고 있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최혜진(23)과 아타야 티띠꾼(19·태국)이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총상금 900만 달러)에서 정면 충돌한다.
최혜진은 23일(이하 한국 시간)부터 미국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의 콩그레셔널CC(파72)에서 열리는 이 대회 1·2라운드에서 티띠꾼, 카를로타 시간다(스페인)와 같은 조로 경기 한다. 이 대회 총상금은 지난해 450만 달러에서 올해 900만 달러로 두 배 증액됐다.
지난 13일 끝난 숍라이트 클래식에서 공동 17위로 대회를 마친 최혜진은 티띠꾼을 제치고 잠시 신인상 부문 1위로 올라섰다. 당시 대회에 불참했던 티띠군은 바로 다음 대회인 마이어 클래식에서 공동 5위를 기록, 65점을 추가해 1위로 복귀했다. 현재 2위로 밀려난 최혜진(657점)과 1위 티띠꾼(700점)의 포인트 격차는 43점이다.
올 시즌 각각 12개, 13개 대회에 출전한 최혜진과 티띠꾼은 단 한 번도 컷 탈락하지 않았다. 두 선수 모두 톱 10에 여섯 번 들 만큼 꾸준한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최혜진은 그린 적중률 7위(티띠꾼 27위), 톱 10 확률 50%(티띠꾼 46%) 등 몇몇 수치에서는 티띠꾼에 앞서는 모습이다.
하지만 최혜진은 평균 퍼트 76위, 샌드 세이브율 101위, 평균 드라이버 거리 32위 등 많은 부문에서 티띠꾼(20위·18위·17위)에 뒤처져있다. 특히 티띠꾼은 3월 JTBC 클래식에서 우승해 신인 선수 중 유일하게 우승 경험이 있다. 아직 우승 경험이 없는 최혜진이 이번 대회 우승으로 신인왕 포인트 1위를 탈환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무엇보다 이 대회는 7개 대회 연속 메이저 우승이 없는 한국 선수들에게 우승 가뭄을 씻어줄 중요한 대회로 꼽힌다. 세계 최강으로 군림하던 한국 여자 골프는 2020년 12월 김아림(27)의 US 여자오픈 우승 이후 1년 6개월 동안 메이저 우승이 없다. 이는 2009년 브리티시 여자오픈부터 2011년 LPGA 챔피언십까지 7개 대회 연속 무승 이후 11년 만이다.
먼저 메이저 7개 대회 연속 무승을 끊을 가장 유력한 선수로는 박인비(34)가 꼽힌다. 메이저 7승 중 이 대회에서 세 번 우승한(2013·2014·2015년) 박인비는 대회 네 번째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각오다. 경기 전 인터뷰에서 그는 “우승하든 안 하든 이 대회에 좋은 기억이 있어서 즐기려고 한다”면서도 “좋은 결과는 항상 더 큰 즐거움을 준다. 그래서 이번 주도 열심히 노력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1·2라운드에서 디펜딩 챔피언 넬리 코르다(미국), 2016년 우승자 브룩 헨더슨(캐나다)과 함께 경기 한다.
2018년 우승자 박성현(28)도 눈여겨볼 만하다. 박성현은 올 시즌 첫 다섯 개 대회에서 세 차례 컷 탈락했지만 최근 메이저 US 여자오픈 공동 28위, 숍라이트 클래식 공동 15위를 기록하며 재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세계 랭킹 1위였다가 지금은 216위인 박성현에게 이 대회 우승은 완벽한 부활 선언이 될 것이다.
한편 3월 혈전증 수술을 받고 최근 복귀한 세계 2위 코르다는 지난주 마이어 클래식 준우승의 아쉬움을 딛고 메이저 2승째를 벼르고 있다. 그는 “정말 흥분되고 도전적인 한 주가 될 것”이라며 “만약 우승하면 다시 세계 1위로 올라설 수 있다. 내 경력에서 정말 큰 발걸음이 될 것이다. 나는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코르다에 맞서는 세계 1위 고진영(27)과 2020년 우승자 김세영(29), 그리고 김효주(27), 지은희(36) 등 총 20명의 한국 선수들이 이 대회에 출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