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회사채 시장 살얼음판에도…KT, 2000억 모집에 9350억 몰려

'AAA' 신용도에 기관 러브콜 몰려
만기·발행규모 줄여 리스크 최소화


KT(030200)가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흥행했다. 최근 시장 금리가 급등했지만 'AAA'의 우량한 신용도를 눈여겨본 기관 투자가들의 러브콜이 쏟아졌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 21일 2000억 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9350억 원 어치 주문을 받았다.


최근 시장 상황을 고려해 최대 20년물까지 발행하던 만기 구조를 전액 3·5년물로 짧게 조정했다. 그 결과 1600억 원 어치 발행하는 3년물에 7050억 원, 400억 원 규모로 모집한 5년물에 2300억 원이 각각 들어왔다. 발행금리 역시 민평금리(민간 채권평가사가 평가한 기업의 금리) 대비 각각 -2bp(1bp=0.01%포인트), -3bp 낮은 수준으로 결정됐다. 22일 기준 3년물 4.098%, 5년물 4.123%다.


KT는 이번에 조달하는 자금을 기존 회사채 상환과 시설 및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3년물 1600억 원으로는 오는 10월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를 상환한다. 당시 발행 금리는 1.550%로 연간 약 250bp의 금리가 더 붙는 셈이다. ESG채권(환경·사회·지배구조)로 발행하는 5년물은 친환경 건물 건축과 에너지 효율 투자, 중소·벤처기업 지원에 사용한다. KT는 회사채 발행을 최대 4000억 원까지 늘리는 것을 검토 중이다.


한편 지난 15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를 단번에 75bp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결정한 이후 국내 회사채 시장은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회사채 시장의 투자심리를 보여주는 회사채 스프레드(국고채와의 금리 차)는 22일 기준 77bp로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지난 2020년 6월과 비슷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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