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99% 폭락 사태를 빚은 한국산 스테이블 코인 테라USD(UST)와 자매 코인 루나(LUNC)를 만든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자신 역시 이번 폭락으로 인해 코인 재산을 거의 잃었다고 밝혔다.
권 대표는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를 통해 “나는 UST를 위해 자신감 있게 베팅하고 발언했다. UST의 회복력과 제안한 가치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이번 베팅에서 졌지만, 내 행동은 말과 100% 부합했다. 실패와 사기는 다르다”고 주장했다.
앞서 권 대표는 코인 시총 6위에 달했던 루나 코인 가격이 100달러에 근접했을 당시 평가액 기준 30대 억만장자 대열에 오르며 주목 받았다. 그는 이에 대해 “실제 세어본 적은 없다”면서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상당히 검소하게 살고 있다”고 전했다.
또 권 대표는 지난해 한 경제학자가 UST의 실패 가능성을 지적한 글에 “나는 가난한 사람과 토론하지 않는다”고 답변해 논란이 된 것과 관련해서는 “내가 과거에 했던 일부 발언들에 대해 후회하냐는 말인가?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의 일들로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영향을 받은 모든 가족들이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돌보기를 바란다”고 했다.
특히 권 대표는 “(테라 코인을) 예전보다 더 강력하게 재건하기 위한 우리의 능력에 매우 자신이 있다”고도 강조했다.
한편 테라는 실물 자산을 담보로 하는 다른 스테이블 코인과 달리 가상화폐 루나 발행량을 조절해 1개당 1달러 가치를 유지하도록 특이한 구조로 설계됐고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으로 분류됐다. 또 테라와 루나를 운영하는 테라폼랩스는 투자자가 테라를 예치하면 연 20% 수익률을 제공하겠다면서 투자자를 모았는데, 이는 다단계 금융사기(폰지사기)와 다름없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후 루나와 UST는 폭락 사태를 거치며 이른바 '휴지조각'으로 전락했다.
특히 루나는 일주일 새 99% 넘게 폭락해 세계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상장폐지 조처됐으며 이로 인해 전세계 투자자들이 400억 달러(약 52조 원) 상당의 손실을 봤다. 국내외 투자자들은 권 대표를 사기혐의 등으로 고소한 상태이며 검찰 역시 권 대표의 탈세 의혹에 대해 수사 중이다. 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도 그가 UST 마케팅 과정에서 소비자보호법을 위반했는지 살펴보고 있다.
권 대표는 UST와 루나 시세가 폭락한 뒤 이른바 '루나 2.0(LUNA)' 코인을 내놓았지만 이 코인 역시 출시 직후 18달러 이상에서 거래되다가 바로 폭락해 현재는 1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