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진 초경·늦어진 출산 탓에…자궁내막증 환자 5년새 48%↑

2020년 진료인원 15.5만명 달해
재발률도 높아 지속적 치료 필요


늦은 나이에 아이를 낳는 산모가 늘어나면서 자궁내막증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자궁내막증은 치료 받기를 임의로 중단하면 5년 내 누적 재발률이 60%에 달할 정도로 재발 가능성이 높다. 특히 청소년기에 발생한 자궁내막증을 적절하게 치료하지 못할 경우 가임력에 중대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3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6년 10만 4689명이었던 자궁내막증 진료 인원은 2020년 15만 5183명으로 5만 494명(48.2%) 늘었다. 연 평균 증가율로 따져 보면 10.3%다. 이 기간 입원 환자는 1만 5669명에서 1만 7446명으로 1777명(11.3%), 외래 환자는 10만 1373명에서 15만 2152명으로 5만779명(50.1%) 증가했다.


자궁내막증은 자궁 안쪽을 덮고 있어야 할 자궁내막 조직이 자궁이 아닌 다른 조직에 보착해 증식하는 질환이다. 복막에 반흔 형태로 나타나기도 하며 난소에 낭종을 형성하기도 한다. 주요 증상은 반복적 만성 골반 통증, 월경통, 성교통, 월경 직전 혹은 월경 중 배변통, 생식 능력 저하 등이다.


자궁내막증 환자 급증하고 있는 것은 노산 증가가 직접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화정 미즈메디병원 산부인과 진료과장은 “자궁내막증의 발병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생리혈의 역류, 면역 기능 저하, 유전적 요인, 난포 호르몬의 과다분비 등 여러 요인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며 “빨리지는 초경과 늦어지는 결혼·출산, 스트레스, 불규칙한 생활습관 등이 자궁내막증 증가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진단 관행의 변화도 환자 증가의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서종욱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최근 수년 간 임상적 진단에 따라 자궁내막증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며 “기존에는 수술을 한 후 또는 수술이 수반돼야 할 경우에만 자궁내막증 진단을 내리는 것이 일반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자궁내막증이 가임기 여성의 10~15%가 앓는 흔한 질환이라고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서 교수는 “자궁내막증은 불임과 연관성이 높은 질환이기 때문에 특히 청소년기에 발생한 자궁내막증을 적절하게 치료하지 못할 경우 향후 가임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적절한 자궁내막증 내·외과적 치료에도 불구 치료의 연속성이 떨어진다면 5년 내 누적 재발률은 60%까지 증가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반복적 수술은 난소예비능력 저하를 야기하고, 불임 또는 조기 폐경을 일으킬 수 있다”며 “오래 지속된 자궁내막증 환자나 난소에 자궁내막종이 있는 환자 등의 경우 난소암 발생률도 1.7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