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상장 中주식, 동전주로 전락

자진 상폐 등으로 신뢰 잃어
총 25개기업 중 11곳만 거래
공모가 대비 최대 95% 빠져
2곳 제외하고 1000원이하로
"정보공개 등 IR 필요" 지적


국내 상장 중국 주식들이 공모가 대비 최대 95% 빠진 동전주로 전락했다. 자진 상장폐지 등을 반복하며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은 탓이다. ‘차이나 리스크’ 극복을 위해서는 투명한 정보 공개 등 적극적인 기업설명회(IR)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은 총 11곳이다. 2007년 8월 17일 코스닥시장에 중국 기업인 ‘3노드디지탈’이 첫발을 들인 후로 총 25곳의 중국 기업이 상장했지만 그동안 14곳이 한국 증시를 떠났다.


거래 중인 국내 상장 중국 기업들도 대부분 공모가 대비 주가가 급락했다. 이스트아시아홀딩스(900110)는 5000원에 상장했지만 23일 95.48% 하락한 226원에 거래를 마쳤다. 4000원에 공모했던 오가닉티코스메틱(900300) 역시 공모가 대비 91.58% 빠진 337원에 거래 중이다. 한 주당 주가가 1000원을 넘는 곳은 11곳 중 단 2곳뿐이다.


국내 상장 중국 기업들은 2011년 ‘고섬 사태’ 이후로 추락하기 시작했다. 2011년 초 고섬 기업이 국내에 상장한 지 2개월 만에 부실 회계로 거래가 정지되고 이후 연이어 2개 기업이 같은 이유로 거래가 정지되며 국내 투자자들이 중국 기업에 대한 신뢰를 잃게 됐다.


최근 들어서는 특별한 이유 없이 줄줄이 한국 증시를 떠나는 중국 기업들이 속출하며 주가 레벨이 더욱 낮아졌다. 일례로 지난해 6월 에스엔씨엔진그룹이 사업보고서 미제출로 의도적인 상폐를 당한 가운데 올해 4월에도 SNK가 자진 상폐했다. 최대주주가 중국계 법인인 SNK는 공모 자금으로 임직원 스톡옵션 파티를 했다는 의혹에 휩싸이기도 했다.


대부분 기업들이 ‘중국 테마주’로 묶인 것도 부담이다. 이들 기업은 본질과는 별로 상관없는 중국 봉쇄 이슈 등으로 주가가 급등락하면서 곤욕을 치렀다. 실제로 상하이 봉쇄 해제 소식이 들렸던 5월 31일 기계·부품 회사인 글로벌에스엠(900070)은 가격 제한 폭인 29.99%까지 급등했다. 반면 블룸버그 등 외신에서 상하이 재봉쇄 소식을 전한 10일에는 헝셩그룹(900270)이 4.14% 빠진 가운데 로스웰(900260)(-1.57%), 씨케이에이치(900120)(-1.13%)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국내 상장 중국 기업들이 개인투자자들을 위한 투자 정보를 적절히 제공하지 않으면서 의혹만 키우고 있는 것을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실제 크리스탈신소재(900250)와 오가닉티코스메틱는 각 2020년 10월, 2021년 11월 이후로 홈페이지 내 IR 자료실에 새 자료를 올리지 않고 있다. 또 국내 상장 중국 기업들의 대부분은 한국 사무소를 두고 있지 않고 있으며 한국인 사외이사를 선임하지 않은 기업도 많다. 글로벌에스엠·골든센츄리 등은 본사가 조세 피난처인 케이맨 군도에 있기도 하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해외 기업의 경우 국내 규제 대상이 아닌 경우가 많아 ‘먹튀’ 등을 막기가 대단히 어렵다”면서 “스크리닝을 통해 유망한 기업을 선별하는 등 신중히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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