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미얀마 군사 정권 쿠데타 이후 16개월 간 군부 폭력으로 사망한 이가 2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쿠데타 이후 매일 미얀마 인권 상황을 감시해온 정치범지원협회(AAPP)는 22일(현지 시간) 현재까지 최소 2007명이 사망했으며 1만 1174명이 체포돼 115명이 사형 선고를 받은 상태라고 밝혔다. 사망자 중에는 민주화 진영 운동가들이나 무장 투쟁을 하는 시민방위군(PDF) 뿐만 아니라 아동을 비롯한 민간인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AAAP는 해당 수치가 제보, 신고 등으로 직접 검증한 경우에 한해 기록되었으며 실제 사망자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했다.
같은 날 자유아시아방송(RFA)도 싱크탱크인 미얀마 전략정책연구소(ISP Myanmar)가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를 소개하며 쿠데타 발생 직후부터 올해 5월 초까지 최소 5646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는 추정치가 나왔다고 전했다. 미얀마 군경으로부터 총격을 받거나, 시위 도중 붙잡혀 구금되거나 고문을 당하는 과정에서 사망자가 속출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진 뒤 주미얀마 미국 대사관과 유럽연합(EU) 대사관 등은 SNS에 추도의 의미로 '검은 화면'을 게시했다. 미 대사관 측은 게시 글에서 “군부가 버마 전역에서 시민들에게 자행한 비인도적 잔혹 행위는 그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 시급성을 명백히 보여준다”고 밝혔다.
또 “미국은 쿠데타 이후 군사 정권과 지도부를 제재하며 이들을 국제금융시스템에서 배제해왔다”면서 “앞으로도 미얀마에 대한 유엔의 조사 절차 지원을 포함, 파트너 국가들 및 미얀마 국민들과 협력해 미얀마가 평화와 민주주의로 나아갈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할 것” 이라고 약속했다.
앞서 미얀마 군부 세력은 지난해 2월 민주 진영의 압승으로 끝난 2020년 11월 총선이 ‘부정 선거’였다고 주장하며 쿠데타를 일으킨 뒤 무력으로 정권을 잡았다. 이후 시민들의 반정부 시위에 대한 군부의 유혈 진압이 이어지며 인도주의적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한 지역 방위군의 대변인은 RFA와의 인터뷰에서 “군부가 정권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체포하거나 살해하는 것은 일상이자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며 “매 순간 집에 불이 나고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RFA는 그러면서도 지역 방위군 측이 "우리는 군사 독재 정권이 무너질 때까지 전쟁을 계속할 것”이라는 의지를 밝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