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E 업계 메인넷 출시 바람…“기술 진보 없는 마케팅” vs “침체된 시장 뒤집을 혁신”

위메이드·컴투스 잇따라 자체 메인넷
차별성 없어 마케팅 이벤트 논란도
시장 반전 꾀하는 노력엔 긍정 평가

출처=위믹스3.0 공식 사이트

위메이드와 컴투스 등 국내 돈 버는 게임(Play to Earn·P2E) 업계에 자체 메인넷 출시 바람이 불고 있다. 기술 혁신을 시도한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기존 블록체인과 차별화한 부분을 찾기 어려워 ‘마케팅 이벤트’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P2E 업체 중 자체 메인넷 구축 출발선을 끊은 건 위메이드다. 위메이드는 지난 15일 자체 메인넷 위믹스3.0을 공개하고 테스트넷을 다음달 1일 출시한다고 예고했다. 위믹스 생태계 중심을 기존 카카오 클레이튼에서 자체 메인넷으로 옮겨 독자성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위메이드에 따르면 위믹스3.0은 P2E 게임 외에도 탈중앙화금융(DeFi, 디파이)과 탈중앙화자율조직(DAO) 등 모든 블록체인 서비스를 지원하는 종합 메인넷을 목표로 한다.


올 초 테라 블록체인 기반의 P2E 게임 플랫폼 C2X를 출시했던 컴투스 역시 오는 8월 중 독자적인 메인넷 출시를 예고하고 나섰다. 테라 붕괴 사태 이후 메인넷 이전을 고려하던 중 안정적이고 독립적인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직접 메인넷을 구축하기로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국내 대표 P2E 게임 업체들의 잇따른 메인넷 도전을 두고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들은 기대보단 걱정이 앞선다고 입을 모은다. 블록체인 메인넷 개발과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선 상당한 기술력이 필요한데 블록체인 전문 업체가 아닌 게임사에서 그만한 수준을 갖추긴 힘들다는 것이다. 이들의 메인넷 출시가 ‘알맹이 없는 마케팅 이벤트’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박수용 서강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교수 겸 한국블록체인학회장은 “메인넷을 만들려면 많은 비용과 노력이 필요한데 게임사가 갑자기 출시한다니 의심스러운 것은 사실”이라며 “메인넷 출시 이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위메이드가 새 메인넷 개발과 더불어 스테이블코인과 디파이, 다오 등을 모두 직접 한다는 데 기존 전문 기업조차 이 중 하나라도 제대로 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진실성에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위메이드가 최근 쇼케이스를 통해 공개한 위믹스3.0 주요 기능은 기존 클레이튼 체인과 뚜렷한 차별성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지적이다. 위믹스3.0의 주요 특징으로는 이더리움가상머신(EVM) 호환과 40개의 네트워크 참여자(노드) 구성이 꼽히는데, 클레이튼 역시 EVM 호환을 지원하며 국내외 유수 기업 30곳이 노드를 구성했다. 노드 구성은 클레이튼 네트워크 장애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되는데 위믹스 3.0도 별반 다르지 않다.


자체 메인넷 개발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있다. 김형중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특임교수는 “게임사가 개발한 블록체인 메인넷은 초기 성과 치고는 합격점”이라며 “테라·루나 사태를 타산지석으로 삼는다면 안정적 운영을 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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