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 출마'로 기운 이재명…친명-반명 갈등 깊어진다

"발표시점 조율만 남았다" 관측 속
친문, 당권 도전 저지 연대 시사
8월 전대 계파간 전면전 비화 전망
2016년 분당 사태 재현 우려 커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4일 충남 예산군 덕산리솜리조트에서 열린 '새롭게 도약하는 민주당의 진로 모색을 위한 국회의원 워크숍'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친문·86그룹 등 당내 반대 세력에도 불구하고 당권 도전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8월로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친명과 반명 간 전면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2016년 총선을 앞두고 분당 사태를 낳았던 계파 갈등이 재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의원은 당권 도전 결심을 굳힌 것으로 파악됐다. 이 의원 측 인사는 “당 안팎의 비판에도 지금까지 고민 중이라는 것은 결국 당권 도전 의지가 그만큼 확고하다고 봐야 하지 않겠느냐”며 “발표 시점 조율만 남았다”고 전했다.


당내 최대 계파인 친문그룹은 그동안 이 의원의 불출마를 촉구해왔다. 최근 전해철 의원이 ‘이재명 불출마’를 요구하며 당권 도전을 포기한 가운데 홍영표 의원도 불출마 카드를 고려하는 상황이다. 홍 의원은 24일 “절박한 마음으로 헌신과 희생을 각오하고 있다. 사랑하는 당을 위한 일이라면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며 당권 불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특히 박영선 전 장관까지 ‘이재명 출마 반대’에 힘을 실으면서 친문·86그룹·비주류 등이 이재명계를 포위하는 구도가 형성된 모습이다. 박 전 장관은 25일 이 의원이 “당 대표가 되면 개인적으로는 손해”라고 말한 사실을 거론하며 “개인적 손해를 따질 만큼 한가하고 계산적이라면 공적인 임무를 수행해서는 안 되는 것을 스스로 자처한 것 아닌가”라고 일갈했다.


친문 측에서는 이 의원의 당권 도전을 저지하기 위한 연대에 돌입할 것임을 시사했다. 친문계 중진 의원은 “지방선거 참패를 겪으면서 겉으로 드러난 것보다 현역 의원들의 불만이 상당히 크다”면서 “다양한 계파의 의원들이 목소리를 본격적으로 내면 이 의원도 출마를 강행하기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8월로 예정된 전당대회가 전례를 찾기 힘든 계판 간 전면전 성격을 띨 가능성이 커졌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2016년 당시 문재인 대표가 안철수 의원과 갈등을 빚다 총선 직전에 안철수계와 호남 세력이 대거 탈당해 국민의당을 창당했던 역사가 되풀이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시 문재인 대표는 당내 최대 계파를 형성하고도 현역 중진들의 반발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면서 분당을 막지 못하고 당권도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넘겨줘야 했다”면서 “이 의원은 (문재인 대표와 비교해) 당내 기반이 훨씬 취약하다. 현역 의원들의 저항이 본격화되면 전례 없는 내부 투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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