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유나 양 가족이 전남 완도에서 실종된지 한 달 가까이 지난 가운데 이들의 실종 직전 행적으로 보이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됐다.
제주도에서 한 달 살기를 하겠다며 교외체험학습을 떠난 초등학생 조유나 양 가족은 전남 완도에서 실종돼 경찰이 닷새째 수색에 나섰으나 지금까지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26일 YTN은 지난달 30일 밤 11시쯤 완도 신지명사십리해수욕장 인근 숙소에서 조유나양 가족의 실종 직전 모습으로 보이는 CCTV 영상을 공개했다. 경찰은 조양 가족이 지난달 31일 오전 4시쯤 신지면 송곡항 일원에서 잠시 체류한 사실을 휴대전화 기지국 신호를 통해 확인했다. 이후엔 전화통화나 인터넷 사용 기록이 없다.
공개된 영상에는 조유나 양으로 추정되는 아이가 어머니로 보이는 여성에게 업혀서 엘리베이터에 오르는 장면이 담겼다. 잠시 후, 인근 주차장에 있는 은색 아우디 승용차에 나타난 이들은 조유나 양으로 추정되는 누군가를 업고 있다가 뒷자리에 태웠다. 그리고 차에 탄 세 사람은 차를 몰고 어디론가 향하는데, 이때가 지난달 30일 밤 11시쯤이다.
이후 조 양 가족의 행적이 확인된 건 2시간쯤 뒤인 31일 새벽 1시쯤으로 이때 숙소 인근에서 조양과 어머니 이씨 휴대전화가 꺼졌다. 3시간 뒤인 새벽 4시쯤엔 숙소에서 3.9km, 차로 6분 거리인 송곡 선착장 부근에서 조양 아버지의 휴대전화 신호가 마지막으로 잡혔다.
광주 남부경찰서는 26일 “완도에서 연락이 끊긴 조유나양(10)과 부모 조모(36)·이모씨(35) 등의 행적을 찾고 있으나 아직까지 별다른 성과가 없다”고 밝혔다. 남부경찰은 강력·형사·실종팀 등 20여명을 투입해 현지에서 CCTV와 탐문 수사를 하고 있으며 완도 경찰은 드론 2기와 형사, 기동대 40명을 투입해 완도 고금면과 신지면 송곡항 일대를 수색하고 있다. 완도 해양경찰은 헬기와 경비정, 연안구조정 등을 동원해 해안가와 송곡항 주변 바다밑을 수색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조양 가족은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15일까지 한 달간 제주도에서 농촌살기 체험을 하겠다며 학교에 교외체험학습을 신청했다. 이후 지난 16일 조양이 등교하지 않자 학교 측이 가족에게 연락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아 지난 22일 광주 남부경찰서에 아동 실종신고를 접수했다.
경찰 조사 결과 조양 가족은 교외체험학습 기간에 제주도를 방문하지 않았다. 전남지역 지자체가 운영하는 ‘농촌에서 살아보기’ 사업에도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도로 CCTV를 통해 조양 가족이 지난달 29일 오후 2시쯤 은색 아우디A6(03오8447)를 타고 전남 강진 마량에서 고금대교를 통해 완도 고금도에 도착한 사실을 확인했다.
조양 가족이 29일부터 사흘간 머문 펜션의 관계자는 조양 가족이 풀을 사용하지 않는 등 다른 투숙객과 달랐다고 밝혔다. 또 조양의 어머니가 가끔 먹을거리를 사러 드나들었을 뿐 방 밖으로 거의 나오지 않고, 방 안에만 머물렀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양 가족의 아우디 차량은 지난달 30일까지 완도군 신지면 일대를 돌아다녔으나 완도 밖으로 빠져나온 정황은 아직 포착되지 않았다.
경찰 안팎에서는 한 달 가까이 휴대전화 등 사용 기록이 끊긴 점으로 미뤄 단순 실종이 아닌 승용차 바다 추락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추정할만한 단서가 나오지 않아 조심스럽지만 극단 선택이나 추락사고 등 모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