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 vs ‘동결’…내년 최저임금엔 어떤 경기전망 반영되나

최임위, 28일 7차 회의서 수준 본격 심의
물가·생계·지급여력 두고 노사 입장 팽팽
작년 심의선 경기회복 반영해 5.1% 인상
심의 전례 보면, 올해도 공익 의중 결정적
기대 달리 고물가·고환율 경기침체 본격화

23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제6차 전원회의에서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왼쪽)와 근로자위원인 이동호 한국노총 사무총장이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제가 수치상으로 회복되는 기미가 보였다. 코로나19 사태에서 벗어나 정상 사회로 복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판단도 있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 공익위원 간사를 맡고 있는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가 작년 최저임금 의결을 마치고 한 말이다. 올해 최저임금 심의의 중요 변수가 경기낙관론이었다는 얘기다. 내년도 최저임금에 대한 노사의 입장 차이가 뚜렷한 가운데 올해는 어떤 경제 전망이 최저임금 결정 요인으로 작용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결론적으로 올해 경기전망은 최임위의 예상을 빗나갔다.


27일 최임위에 따르면 28일 제7차 전원회의에서는 노사가 최초요구안을 놓고 본격적인 최저임금 심의에 나선다. 직전 회의에서 노동계 측인 근로자위원은 올해보다 18.9% 인상된 1만890원을, 경영계 측은 사용자위원은 올해와 같은 동결을 제시했다.


노사 양측은 임금 수준을 두고 팽팽하게 맞선다. 노동계는 물가 폭등을 고려한 생계비를 고려해 최저임금 대폭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경영계는 노동계 요구대로 최저임금이 오르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폐업하는 사태에 이를 것이라고 수용 불가입장이다.


물론 최임위 심의 전례를 보면 최초요구안은 협상의 선전포고 성격이다. 노사는 수정요구안을 제시하면서 간극을 좁힌다. 작년 심의도 노동계는 23.9% 인상안을, 경영계는 동결안을 처음 제시했다. 최종 수정안에서 노동계 인상안은 14.7%까지 낮아졌고, 경영계도 1.49% 인상안으로 후퇴했다. 하지만 10% 넘는 간격이 끝내 좁혀지지 않았고, 공익위원이 3.56%에서 6.7%까지 범위 내에서 정하라고 일차 중재했다. 하지만 이 범위에서도 노사는 절충점을 찾지 못했다. 공익위원은 최종 표결에 부친 5.1%안이 확정됐다.


특히 올해는 작년 최임위의 예상과 달리 경기침체로 가는 속도가 빠르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회복기에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고물가에 고환율이 겹친 상황이다. 정부가 물가를 잡기 위해 긴축 속도를 높이면 소비가 둔화할 수밖에 없다. 이 상황은 한국뿐 아니라 전세계가 겪을 시나리오다.


올해 심의는 여느 해 보다 공익위원의 의중에 관심이 모아진다. 우선 올해 최임위 위원장이 29일까지인 법정시한 준수 의지가 높다. 합의가 어렵다고 판단되면, 표결을 이끌어 심의를 빨리 마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올해 노사의 최초요구안 차이는 18.9%로 2000년대 들어 두번째로 차이가 낮았다. 그만큼 노사 모두 임금 수준에 대한 현실성을 예년 보다 고려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노동계의 경우 올해 30%인상안을 제시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만일 올해 최저임금이 작년처럼 공익위원안이 된다면 작년 결정 근거를 다시 따져봐야 한다. 작년 최저임금은 경제성장률 4%와 소비자물가상승률 1.8%를 더한 수준에서 취업자 증가율 0.7%를 뺀 5.1%로 결정됐다. 공익위원은 이 결정에 대해 올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올해 최임위 위원은 위원장뿐만 아니라 최임위 위원들 대부분 작년과 거의 같다.


한편 최저임금은 사용자위원·근로자위원·공익위원 각각 9명씩 27명으로 구성된 최임위에서 심의·의결한다. 최임위는 매년 8월 5일로 정한 최저임금 고시일을 고려하면 내달 중순까지 결론을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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