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주년을 맞은 잰더 쇼플리(29·미국)가 아내에게 두둑한 선물을 마련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트래블러스 챔피언십(총상금 830만 달러)에서 우승 트로피와 상금 149만 4000달러(약 19억 2000만 원)를 받은 것이다.
쇼플리는 27일(한국 시간) 미국 코네티컷주 크롬웰의 리버 하일랜드 TPC(파70)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2개를 묶어 2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 합계 19언더파 261타를 기록한 쇼플리는 공동 2위인 사히스 티갈라와 JT 포스턴(이상 미국·17언더파)을 2타 차로 따돌렸다.
쇼플리는 4월 팀 경기 방식의 취리히 클래식에서 패트릭 캔틀레이(미국)와 짝을 이뤄 우승을 합작한 뒤 2개월 만에 시즌 2승째를 달성했다. 일반적인 개인 경기로는 2019년 1월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제패 이후 2년 5개월 만의 우승이다. PGA 투어 통산 6승째다. 그는 지난해 2020 도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쇼플리는 54홀 선두로 출발한 이전 네 차례 대회에서는 한 번도 우승과 연결하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손쉬운 우승은 아니었다. 신인인 티갈라가 막판 매섭게 추격해왔기 때문이다. 쇼플리 바로 앞 조에서 플레이를 하던 티갈라는 15번 홀까지 4타를 줄여 공동 선두로 올라선 뒤 17번 홀(파3)에서도 버디를 추가해 1타 차 단독 선두로 나섰다.
승부는 18번 홀(파4)에서 갈렸다. 티갈라는 이 홀에서 티샷을 페어웨이 벙커에 빠뜨린 뒤 치명적인 더블보기를 범했다. 벙커 앞 쪽 끝에 있던 볼이 턱에 걸려 한 번에 나오지 못한 영향이었다. 티갈라의 불운으로 1타 차 리드를 잡은 쇼플리는 마지막 홀에서 105야드 남기고 친 두 번째 샷을 홀 1m 거리에 붙여 2타차 우승을 완성했다.
쇼플리는 “처음으로 54홀 선두를 끝까지 유지해 우승했다. 기분이 너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기자회견 막판 진행자가 ‘오늘 밤 우승을 어떻게 축하할 거냐’고 묻자 “사실은 결혼 1주년 기념일이다. 너무 행복하다. 얼른 집에 가서 아내를 봐야겠다”고 했다. 기자들은 박수로 축하했고 진행자는 “더 오래 붙잡지 않겠다”고 했다.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는 10언더파 공동 13위, 이경훈(31)은 세계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등과 함께 9언더파 공동 19위로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