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7일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열리는 스페인 마드리드로 향했다. 국민의힘에서는 권성동 원내대표가 떠나는 윤 대통령 내외를 배웅했다. 이준석 대표는 보이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이날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대통령 전용기 ‘공군 1호기’에 탑승했다. 윤 대통령은 오는 29∼30일(현지시간)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3박 5일간 최소 14건의 외교 일정을 소화한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중에선 권 원내대표,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가 환송에 나섰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이진복 정무수석 등도 함께였다. 윤 대통령과 환송 인사들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윤 대통령 부부는 대통령 전용기 '공군 1호기' 앞에서 이들과 악수 등 인사를 나눴다. 전용기 탑승 직전에는 뒤를 돌아 환송 인사들에게 손을 흔들기도 했다. 김 여사는 허리에 벨트가 달린 흰색 원피스 차림이었다.
권 원내대표는 “국내 정치 문제는 신경 쓰지 말고 이번 외국 방문은 소기의 목적을 잘 달성하십시오”라고 말했고, 윤 대통령은 “다녀와서 한번 봅시다”라고 인사를 나눴다. 김 여사는 환송 인사에 “감사합니다”라고 짧게 말했다.
이날 환송 행사에는 이준석 대표가 참석하지 않아 이목이 쏠렸다. 자당 출신 대통령의 첫 해외 순방에 ‘윤핵관’으로 불렸던 권 원내대표만 참석한 장면이 연출된 것이다. 이를 두고 당내 윤리위 징계 논란이나 친윤계와의 공개 충돌 등을 빚고 있는 이 대표와 대통령실 간 불편한 기류가 노출된 것 아니냐는 시선이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됐다. 지난 주말 윤 대통령과 이 대표 측이 만찬 회동 보도를 놓고 엇갈린 반응을 보이면서 대통령실이 이 대표에게 거리두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온 상황이었다.
대통령실은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당 지도부에게 별도의 환송 요청을 하지는 않았다는 입장이다. 권 원내대표도 윤 대통령 환송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이 배출한 대통령이 첫 정상회담을 하러 출국하는 길이기 때문에, 마침 그 시간대에 제 일정이 비어 있어서 참석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실에서 공식적으로 저희에게 참석해달라는 요청은 없었다”며 “제가 자진해서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같은 시간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리는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 주최 '반지성 시대의 공성전' 세미나에 참석했다. 이 대표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권 원내대표는 그래도 개인자격으로 가보겠다고 이야기한 것이고, 저는 대통령이 허례의식을 멀리하는 모습을 보이겠다는데에 부합하지 않겠나 해서 안 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과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첫 출국(2017년 6월 28일) 때는 더불어민주당에서 당시 추미애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 첫 출국(2013년 5월 5일) 때는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에서 당시 황우여 대표와 서병수 사무총장 등이 공항에 나온 적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