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체류 중인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이 27일 공무원 이대준 씨의 서해상 피살사건 진상 규명과 관련해 “회피할 의도는 없다”면서 협조를 약속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빨리 귀국해 진실을 밝히는 데 협조해야 한다'고 말한 데 대해서도 “필요하다면 그렇게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정부 대응을 총괄했던 서 전 실장이 적극적인 협조 의사를 밝히면서 진상 규명에 속도가 날지 주목된다.
서 전 실장은 이날 언론에 배포한 입장문에서 “사실 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해 필요한 협조를 해나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서 전 실장은 문재인 정부의 대응은 문제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건) 당시 원칙에 어긋남 없이 최선을 다해 조치했다”면서 “사실관계가 있는 그대로 명명백백하게 밝혀지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 씨가 희생된 데 대해서는 "경위와 관계없이 불행한 일이 일어나 매우 유감스럽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미국 체류를 두고 국민의힘 측에서 '도피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선 “현지 싱크탱크 초청으로 계획된 일정”이라고 반박했다. 진상 규명을 위한 귀국 여부에 대해서도 “필요하다면 그렇게 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씨의 유족은 피살 경위를 월북으로 조작했다는 이유로 서 전 실장과 김종호 전 청와대 민정수석, 이광철 전 민정비서관 등을 고발한 상태다. 유족 측은 “안보실에서 하달한 월북 관련 지침이 있어 (이 씨의 표류가) 월북으로 조작된 것인지 파악하기 위해 서 전 실장을 고발한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