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중인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28일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씨의 유족과 만나 당시 사건에 대한 알 권리가 분명히 있다고 주장했다. 킨타나 보고관은 또 진상 규명을 위한 유족 측의 일련의 ‘투쟁 과정’을 지지한다고도 밝혔다.
이씨의 친형 이래진씨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한 건물에서 킨타나 보고관과 면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킨타나 보고관이 ‘(자신의) 의견이 직접적으로 전달되지는 않겠지만 국회나 의원들, 정부에 충분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씨 설명에 따르면 킨타나 보고관은 이날 면담에서 북한군이 코로나19를 이유로 이씨를 사살한 것에 대해 비례성 및 국제인권법에 위반된다고 지적하고 이에 따라 북한의 진상규명과 가해자에 대한 처벌, 유족에 대한 배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킨타나 보고관은 이씨 피살 사건과 관련해 유족은 한국 정부에 대해 알 권리가 분명히 가진다고도 했다. 유족 측이 전날 국회를 방문해 당시 문재인 전 대통령 행적이 담긴 대통령지정기록물 공개를 요구한 데 대해서도 “한국 국회에 정식 권고를 드릴 수는 없지만 개인적으로 유족은 이 사건에 대한 정보를 알 권리가 있다고 본다”며 “국회에도 제 생각이 전달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유족 측 김기윤 변호사는 또 “킨타나 보고관이 ‘문재인 정부 시절에 어떤 절차를 거쳐서 유족에게 정보를 제공했는지에 대해 물었다는 점을 인정해달라’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더불어 “(킨타나 보고관이) 국회 의결을 기다리는 것 외에 국제적인 방법으로 어떻게 정보를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 말씀해주셨다”며 유엔 내 약식처형 실무그룹에 공식서한을 보내는 방안을 거론했다.
킨타나 보고관은 또 이번 면담에서 유족이 진상 규명을 위해 여러 가지 일련의 활동을 하는 데 대해 “유엔 인권보고관으로서 계속적인 지지를 보낸다”며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일을 방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고 유족 측은 전했다. 킨타나 보고관은 이번 사건이 국내에서 정치적 쟁점으로 비화하는 데 대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우려를 표명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