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옐런(사진) 미 재무장관이 다음 달 19일부터 이틀간 한국을 방문한다. 한미 정상이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긴밀한 협력을 약속한 가운데 통화스와프 체결을 위한 논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2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옐런 재무장관은 다음 달 19~20일 한국을 방문한다. 옐런 재무장관은 다음 달 12~13일 일본 도쿄를 먼저 찾은 뒤 15~16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 참석차 인도네시아 발리를 방문한 후 19일 서울에 도착한다. 옐런 재무장관의 한국 방문은 지난해 1월 취임 이후 처음이며, 미국 재무장관의 방한은 지난 2016년 6월 이후 6년 만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옐런 미 재무장관은 취임 후 첫 재무장관회의를 가지게 된다. 기재부는 “두 장관은 한미 양국간 경제·금융 협력, G20 등 다자협의체를 통한 정책공조 강화 방안 등을 논의할 것”이라며 “이번 회의는 지난 5월 양국 정상 간 만남에 이어 한미간 경제적 유대를 심화하고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양국이 통화스와프 체결을 위한 구체적인 논의를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달 21일 한미 양국은 정상회담 후 발표한 공동선언문을 통해 “양 정상은 외환 시장 동향에 관해 긴밀히 협력해 나갈 필요성을 인식했다”고 밝혔다. 한미 정상이 공동선언문에 외환 시장 안정 협력을 명시한 것은 사상 처음이었다. 당시 협력 방안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지는 않았지만 통화스와프 체결이 후속조치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한미 통화스와프가 체결되면 최근 빠르게 오른 환율(원화 약세)로 불안정해진 국내 금융 시장이 다소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통화스와프는 협상을 맺은 국가가 유사시 미리 약정한 환율로 일정한 시점에 각자의 통화를 빌려주는 계약이다. 위기시 양호한 조건으로 외화를 조달할 수 있어 금융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된다. 한미 양국은 지난 2020년 통화스와프 협약을 체결했지만 지난해 말 종료된 상태다.
최근 북한이 7차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대북 제재 공조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미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은 미국의 독자 제재 대상을 지정하는 등 제재 운영에 대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 특히 지난 27일 브라이언 넬슨 미 재무부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이 한국을 찾아 외교부 당국자들을 잇따라 만나며 옐런 재무장관 방한 전 대북 제재 방안에 대한 사전 논의를 진행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최근 국제적으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극심한 가운데 이에 대한 공동 대응책도 논의될 전망이다. 또한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를 통한 경제 협력 방안 및 G20 재무장관회의에서 논의될 디지털세와 관련한 후속 논의도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