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성 상납 의혹을 무마하기 위해 이른바 ‘7억 원 각서’를 써줬다는 의혹이 제기된 김철근 국민의힘 당대표 정무실장이 경찰에 입건된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올 4월 김 실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앞서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2013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비상대책위원이던 당시 성 접대와 명절 선물 등을 받았다고 폭로한 장 모 씨를 김 실장이 회유, 증거를 인멸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해 12월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가 성 상납 의혹을 제기하자 김 실장이 장 씨를 만나 ‘성상납이 없었다’는 취지의 사실 확인서를 받는 대신 대전의 한 피부과에 7억 원 투자를 약속하는 각서를 써줬다는 것이다. 장 씨는 성상납 제공자로 지목된 중소기업 아이카이스트 김성진 대표의 수행원이다.
장 씨는 최근 참고인 조사에서 김 실장에게 성상납은 없었다는 ‘거짓 확인서’를 써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김 실장은 장 씨가 쓴 확인서가 거짓이 아니고, 7억 원 투자 각서는 별다른 대가 없이 작성됐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경찰은 김 실장에게 장 씨와 ‘3자 대질신문’을 제안했으나 김 실장 측이 불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찰은 이 대표에게 포괄일죄(범행 수법이 비슷한 경우 하나의 범죄로 간주)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상납 이후 2015∼2016년께까지 비슷한 범죄 혐의가 이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경찰은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성진 대표를 30일 서울구치소에서 접견 조사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당 차원의 윤리위원회 심의 절차도 다음 달 7일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