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9월 시행되는 ‘검수완박’법 보완책을 논의하기 위해 출범한 ‘검·경 협의체’ 1차 회의에 참석해 “경찰 추천 학계 인사 등을 회의에 넣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경 협의체 위원 10명 중 5명이 검사로 채워져 사실상 경찰 의견은 반영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 등으로 간접적으로 맞붙은 검경은 이번 검경협의체에서 또다시 수사권을 놓고 치열하게 공방을 펼칠 전망이다.
30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과천 법무부에서 열린 검·경 협의체 1차 회의에 참석해 “경찰이 추천한 전문가나 학계 인사 등을 실무위원회 협의회에 넣어달라”고 요구했다. 현재 법무부가 구성한 실무위원회 협의회는 법무부 2명, 검찰 3명, 경찰 3명(해경 1명 포함), 대한변호사협회 추천 변호사 2명이다. 사실상 경찰의 요구가 반영되기 어려운 구조다. 경찰 관계자는 “변호사 중에서도 검찰 출신이 포진 돼 사실상 10명 중 6명이 검사라고 봐도 된다”며 “공정한 회의를 위해 경찰이 추천한 인사를 더 반영해달라고 요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경찰은 실무위원회 협의회와 투트랙으로 돌아가는 전문가·정책위원 협의회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 경찰제도개선 자문위원회에 참여했던 정웅석 서경대 법학과 교수가 학계를 대표해 참여하는 등 검사의 수사권 확대 내지 검찰의 보완 수사 요구 확대 등을 주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에 이어 수사권 조정을 놓고 검·경이 다시 격돌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법조계 관계자는 “경찰국 설치는 겉으로는 경찰과 행안부의 갈등이지만 본질은 행안부가 검찰을 대리한 것”이라며 “검경 협의체에서 수사권을 놓고 다시 공방을 벌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검·경 협의체는 매주 목요일마다 회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경찰은 다음 회의까지 회의체 인적 구성 변경에 요청에 대한 법무부의 답변을 기다린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