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 통일운동 단체 ‘평불협’, 30년사 출간

북한 비자 받은 첫 민간인 법타 스님이 1992년 설립
북한 식량난 해소·사찰 복원·학술문화 교류 등 앞장서


불교계 통일운동 단체인 ‘평화통일불교협회’가 창립 30주년을 맞아 그동안의 발자취를 돌아보는 ‘평불협 30년사’를 발간했다.


1일 불교계에 따르면 1992년 2월 출범한 평불협은 불교계 최초 통일부 산하 사단 법인체다. 당시 비제도권에서는 유일한 통일운동 단체로 꼽혔다. 은해사 조실이자 조계종 원로회의 의원인 법타스님이 주도한 평불협은 지난 30년간 대북지원과 북한 내 문화유적지 복원, 인권회복, 학술문화, 포교 교육 등 남북교류 분야에서 큰 역할을 했다는 평을 받는다. 통일부에 신고된 평불협의 대북지원 금액만 50여억 원에 달한다.


법타스님은 1989년 6월 분단 이후 북한 당국의 비자를 받아 방북한 첫 민간인으로 통일운동을 하던 1994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옥고를 치른 바 있다. 그는 북한 주민 수백 만 명 굶어 죽은 이른바 ‘고난의 행군’ 시절에는 ‘밥이 통일이다’, ‘밥이 평화다’를 구호로 북한의 식량난 해결에 진력했다.



법타 스님./연합뉴스

1997년 황해남도 봉산군에 ‘금강 국수 공장’을 세운 뒤 1998년 초부터 매달 밀가루 60톤을 북한 남포항으로 보내 하루 7700명분의 국수를 생산해 무상으로 제공했다. 평양에도 빵 공장을 설립 운영했다. 2003∼2006년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민추본)와 공동으로 59개 북한 사찰 단청 불사를 했고, 북쪽 스님들에게 가사와 장삼 옷감을 후원하기도 했다.


하지만 2008년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 씨 피살, 2010년 천안함 침몰과 연평도 포격 사건 등으로 ‘5·24 대북 제재조치’가 내려지며 남북관계가 크게 경색하자 평불협의 활동도 더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평불협 30년사'에는 대북지원과 남북교류, 유적복원 등 평불협 활동과 성과, 사진으로 보는 평불협 30년, 북한 불교의 현황 등 다양한 자료가 담겼다. 평불협 측은 “남북 불교 교류의 역사적 의의와 가치를 불교계는 물론 일반사회 대중과 공유함으로써 자주적인 역량과 향후 역할을 제고하고자 한다”며 “남북교류의 새로운 장을 다시금 열어가기 위한 지표를 설정하는 데 출간의 목적과 의미를 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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