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홀딩스가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2차전지 관련 기술을 개발 중인 테라테크노스 경영권을 인수한다. 매출이 미미한 연구실 기업이지만 포스코홀딩스는 500억 원 가까운 뭉칫돈을 투입하며 신소재 기술 확보에 나섰다.
포스코홀딩스는 1일 테라테크노스 지분 100%를 478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테라테크노스는 차세대 음극재로 불리는 실리콘 음극재용 실리콘산화물(SiOx) 나노 분말을 생산하는 연구개발(R&D) 기업이다. 2017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으로부터 입도가 30㎚(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인 실리콘산화물 나노 분말 제조 기술을 이전 받고 설립됐다.
실리콘은 전기차 배터리의 음극 소재로 사용되는 흑연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다. 이 때문에 고질적 문제로 지적돼 온 전기차 배터리의 주행거리를 크게 늘릴 수 있다. 다만 현재 충·방전 과정에서 부피가 팽창하는 문제가 있어 음극재 내 실리콘 함량은 5% 이하로 묶여 있다.
테라테크노스는 실리콘 입자 크기를 30~80㎚로 줄여 부피 팽창 문제를 해결하는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기존 흑연 음극재에 실리콘산화물을 첨가하면 배터리 용량을 4배 안팎까지 확대할 수도 있다.
철강에서 친환경 미래 소재 기업으로 체질 변화를 시도하는 포스코홀딩스는 아직 R&D 단계인 테라테크노스에 과감히 투자를 결정했다. 테라테크노스의 지난해 매출은 300만 원에 그쳤고 당기순손실은 17억 원을 기록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올 들어 미래 소재 기술과 공급망을 확보하려 공을 들이고 있다.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은 지난달 호주를 방문해 리튬·니켈 등 친환경 미래 소재에 대한 추가 투자 계획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