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박순애·김승겸 임명 강행…공정위원장에 '연수원 동기' 송옥렬

김승희 자진사퇴 직후 재가
'청문회 패싱' 3명으로 늘어
'갑질' 등 朴 논란 계속될 듯
宋은 제자 성희롱 발언 물의

박순애(왼쪽부터)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승겸 합동참모본부 의장,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사진 제공=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고 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김승겸 합동참모본부 의장 임명을 재가했다.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에는 송옥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지명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자진 사퇴를 발표한 직후 이 같은 인선을 발표했다.


박 부총리와 김 의장 모두 원 구성 협상 지연으로 인한 국회 공백 속에서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았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김 의장은 엄중한 안보 상황을 고려할 때 더 이상 자리를 비워둘 수 없었고 박 부총리도 (7월에) 국가교육위원회가 출범해야 하는데 교육위를 구성하고 하는 일들이 기다리고 있어서 임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새 정부에서 국회 인사청문회 없이 임명된 인사는 김창기 국세청장을 포함해 3명으로 늘었다.


앞서 윤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 직전인 지난달 23일 국회에 김 후보자와 박 부총리, 김 의장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를 일괄 요청했다. 그러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된 김 후보자가 결국 자진 사퇴 형식으로 지명 40일 만에 낙마하자 곧바로 나머지 2명에 대한 임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공정거래위원장에 내정된 송 후보자는 윤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동기(23회)다. 송 후보자는 연수원 시절 행정고시(36회)와 외무고시(27회)에 모두 합격한 이른바 ‘고시 3관왕’이다.


대통령실은 “(송 후보자가) 규제를 완화하고 기업을 지원하는 데 있어 자유 시장경제를 최대한 보장하고 정부가 자유 시장경제의 걸림돌이 되지 않는 역할을 하는 데 적합한 인물이라고 (윤 대통령이) 판단했다”고 전했다.


대통령실은 차관급 추가 인선도 발표했다. 국가보훈처 차장에는 행정안전부 안전정책실장을 지낸 윤종진 지방자치인재개발원장, 대도시광역교통위원장은 이성해 새만금개발청 차장을 지명했다. 윤 대통령은 김주현 금융위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도 기한을 8일로 정해 국회에 요청했다. 신임 경찰청장에는 윤희근 경찰청 차장을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윤 대통령이 음주운전, 갑질 의혹 등이 불거진 박 부총리 임명을 강행함에 따라 향후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송 후보자도 2014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재직 당시 술자리에서 만취해 제자에게 성희롱 발언을 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송 후보자가 학생들에게 즉시 사과하고 당사자들이 이를 문제 삼지 않기로 합의하면서 더 큰 논란으로 번지지는 않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김 후보자 사퇴로 1기 내각 완성이 밀린 것과 관련해 “정부 출범 후 한미정상회담·지방선거 등 정신없이 달려오다 보니 인사 과정에서 잡음이 있고 이슈가 있었다”며 “빠른 시일 내 정부가 단단한 진용을 갖추고 전열을 정비해서 일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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