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정신으로 무장한 고려인 주지사, 우크라 항전 상징"

nyt 보도
고려인 4세로 남부 최전선인 미콜라이우 대러 항전 이끈 비탈리 김 주지사
"엄격한 아버지, 태권도 수련으로 강인한 정신 길러줘"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우크라이나 남부 격전지 미콜라이우 주(州)에서 러시아군과 맞서고 있는 고려인 출신 비탈리 김(41) 주지사가 우크라이나 항전의 상징으로 떠올랐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비탈리 김에 대해 "그의 자연스러운 미소는 '러시아 미사일이 우리를 해칠 수는 있겠지만, 우크라이나의 정신을 꺾을 수는 없다'는 조용한 자신감을 풍긴다"고 평가했다.


옛 소련 조선 산업의 중심지였던 미콜라이우는 전쟁이 넉 달을 넘긴 상황에서도 러시아군의 공세를 버텨내고 있다. 미콜라이우는 헤르손과 오데사 사이에 위치한 전략적 요충지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 허브인 오데사로 진출하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지역이다. 러시아군은 헤르손을 점령한 뒤 오데사까지 함락시키기 위해 미콜라이우로 진군했지만 예상을 넘어서는 저항에 발길을 돌려야 했다.


김 주지사는 전쟁 초기부터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전환을 전달하면서 주민들의 단결을 호소했다. 주민들은 그를 통해서 용기와 희망을 얻었다.


고려인 4세인 김 주지사는 침착함의 원천으로 태권도 사범 자격증을 소지한 아버지를 꼽았다. 김 주지사는 아버지에 대해 "민주적으로 엄격했다"며 태권도 수련으로 강인한 정신을 기르도록 가르쳤다고 소개했다.


NYT는 "김 주지사의 결정과 그가 전달한 자신감은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을 몰아내며 흑해 연안 전체를 점령하려는 러시아의 열망을 좌절시키는 데 기여했다"며 "미콜라이우는 하르키우처럼 우크라이나 항전의 상징이 됐다"고 전했다. 김 주지사는 "폭격이 계속되고 있지만, 러시아가 이 도시를 점령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고 말했다. 김 주지사는 "우리가 승리할 때까지 전쟁은 계속될 것이며, 우리가 승리한다면 푸틴 체제는 무너질 것"이라고 덧부였다.


그는 승리의 정의가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러시아를 2월 23일의 국경으로 되돌려놓고 우리의 모든 영토와 국민을 되찾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의 침공일인 2월 24일 이전의 우크라이나 영토를 회복할 때, 비로소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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