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조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시장 원리를 모른다”고 직격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연일 정유사들을 상대로 휘발유 가격을 낮추라고 압박한 데 대한 비판이다. 베이조스 창업자가 5월에 이어 또다시 인플레이션 문제로 백악관과 각을 세우는 모습이다.
설전은 3일(현지 시간) 기름 값과 관련한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에서 시작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휘발유 판매 가격을 정하는 주유소 운영 업체들에 전하는 나의 메시지는 간단하다. 지금은 전쟁 시기이고 세계가 위기라는 점”이라며 “휘발유 가격을 바로 지금 낮춰야 한다”고 요구했다.
베이조스 창업자는 이 발언을 트위터에 공유하며 “백악관이 이런 식의 의견을 내기에 인플레이션은 너무나 중요한 문제”라며 “(대통령의 요구는) 방향이 틀렸거나 시장의 기본 작동 원리를 잘 모르거나 둘 중 하나”라고 비판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치솟는 탓에 지지율이 곤두박질치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물가 잡기에 혈안이 돼 있다. 이 와중에 베이조스가 인플레이션 대응을 걸고 넘어지자 백악관 측은 발끈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국제 유가가 지난달 배럴당 15달러 하락했음에도 시중의 휘발유 가격은 찔끔 떨어졌다”며 “이는 시장 작동 원리가 아니라 시장이 미국 소비자들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라고 즉각 반박했다. 그는 이어 “시장 지배력을 이용해 미국인들의 희생으로 기록적 수익을 올리는 것이 경제의 작동 방식이라고 당신(베이조스)이 생각한다는 점이 그리 놀랍지는 않다”고 반격했다.
백악관과 베이조스의 설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5월 바이든 대통령이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방법은 가장 부유한 기업에 공정한 몫(세금)을 지불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자 베이조스는 “법인세를 인플레이션과 연결하는 것은 주제를 뒤섞어 대중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백악관 측은 “대통령이 노조 지지 행사에 참여한 후 베이조스가 그런 발언을 했다”고 되받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