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최고의 감독이 떠났다"…현대 연극 거장 피터 브룩 별세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현대 연극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거장 피터 브룩(사진)이 97세를 일기로 영면에 들었다고 일간 르몽드 등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925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나 1974년 프랑스 파리로 이주한 브룩은 런던과 파리 등 전 세계를 무대 삼아 연극에 몸 바치다 전날 파리에서 별세했다. 프랑스 현지 언론들은 "현대 연극의 전설", "20세기에 가장 영향력 있는 연극 감독", "가장 혁신적인 감독"이 세상을 떠났다며 일제히 그의 부고를 보도했다.


17세에 연극 감독으로 데뷔해 92세까지 무대를 떠나지 않았던 고인은 고전 작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탁월한 능력으로 전 세계에서 칭송받았다. 또 프랑스 파리 외곽 슬럼가, 중동 이란 유적지,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미국 인디언 보호구역 등 통상적으로 공연을 하지 않는 곳에서 공연을 펼쳤다. 브룩은 1968년에 출간된 저서'빈 공간'에서 "비어있는 어떠한 공간이라도 나는 무대라고 부를 수 있다"고 자신의 신념을 글로 남겼다.


영국을 떠나 프랑스에 정착할 때는 파리 10구에 사실상 방치됐던 작은 극장 '부프 뒤 노르'를 인수해 연극을 탐구하는 국제 연구 센터를 만들었다. 당시 파리 10구는 주로 가난한 노동자 계층이 많이 살아 연극을 즐길만한 금전적, 정신적 여유가 없는 지역이었지만, 브룩에게 이곳은 영감의 원천이었다.


2015년 사별한 아내 나타샤 패리와 사이에 딸 이리나와 아들 사이먼을 뒀다. 이리나는 감독 겸 배우, 사이먼은 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