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외환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거래 관련 수백 개에 달하는 각종 신고 조항을 간소화하고 증권사에 적용되는 환전 업무 제한 조치도 조정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5일 서울 수출입은행에서 ‘신(新)외환법 제정 방향 세미나’를 열어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이번 세미나는 현행 외국환거래법령의 개편 필요성과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성욱 기재부 국제금융국장은 이날 발제자로 나서 정부가 구상 중인 개편안을 직접 설명했다.
정부는 우선 자본 거래 신고 의무를 완화할 계획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해외로 송금을 하거나 해외에 투자할 경우 당국에 사전 신고를 해야 한다. 하지만 송금 금액에 따라 신고 기관이 다르고 투자 내용이 달라질 때마다 다시 신고를 하도록 규정해 외환 거래를 제한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정부는 이에 사전 신고제를 원칙적으로 폐지하고 특정 거래에 대해서만 신고 의무를 적용하기로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자본 거래와 지급, 수령 유형을 전수 조사하고 각 유형을 사전 신고, 사후 보고, 신고 예외 유형으로 분류할 것”이라며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중대하지 않은 거래에 대해서는 사전 신고를 폐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종에 따라 외환 거래 허용 수준을 달리하는 기존 규정도 손볼 계획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은행은 환전 업무에 제약을 받지 않지만 증권사는 해외 주식 매매 등과 같은 금융투자 업무와 관련해서만 환전 업무를 할 수 있다.
정부는 이를 바꿔 은행 외 금융사에 대한 업무 제한을 완화하는 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같은 업무에 대해서는 동일한 규제를 적용하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은행이 아닌 금융기관이더라도 일정 기준을 충족한다면 업무 영역을 넓힐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기선 기재부 1차관은 “‘원칙적 자유, 예외적 규제’의 원칙에 충실하도록 외환 거래의 걸림돌이 되는 규제는 과감히 정비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