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초대형 패션 플랫폼 ‘쉬인(Shein)’을 향해 글로벌 표절 소송이 빗발치고 있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쉬인이 상표권 침해 혹은 디자인 표절 사유로 여러 패션 기업에게 고소당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미국 대표 패션기업 랄프 로렌과 선글라스 브랜드 오클리 등이 문제를 제기했으며,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체 제작 상품을 판매하는 영세 업체까지 고소에 나선 상황이다.
미국 스트리트패션 브랜드 스투시는 이 매체에 “쉬인이 티셔츠에 자사 상표를 붙여 17.67달러(약 2만3000원)에 판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쉬인은 세계적인 록그룹 ‘너바나’의 앨범 디자인을 무단으로 사용하고 온라인상에서 화제를 모은 독립 디자이너들의 작품을 허락 없이 인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에서 시작된 쉬인은 공식 출범 이후 최신 유행을 빠르게 반영해 판매하는 ‘패스트패션’ 업계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또 싼값에 판매하는 ‘가성비템’을 선보여 MZ세대(1980~2000년 초반 출생)의 절대적 지지를 받았다. 쉬인의 기업 가치는 10여년 만에 1000억 달러(약 130조원)를 돌파했고, 지난해 5월에는 아마존을 제치고 미국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쇼핑 애플리케이션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WSJ는 “쉬인이 다량의 신상품을 저렴하게 판매해 이같은 성과를 올릴 수 있었던 배경에는 표절이 있었다”고 꼬집었다. 패스트패션 업계 특성상 표절 논란이 잦고, 대표 브랜드 H&M 등도 표절로 피소당한 사례가 있지만 쉬인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쉬인 측은 즉각 반발했다. 자신들은 계약업체가 공급하는 상품을 판매하는 플랫폼이기 때문에 표절은 계약업체의 책임이라는 것이다. 쉬인은 성명을 통해 “지식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은 우리의 사업 모델이 아니다”라며 “쉬인의 계약업체들은 이 같은 회사 정책을 지킬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