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의 문화예술계에 대한 지원 규모가 코로나 기간 실질적으로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5일 한국메세나협회가 국내 매출액 기준 500대 기업과 기업 출연 문화재단 등 716개 사를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2021년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현황 조사’에 따르면 지원 총액은 1790억 54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수치상으로는 전년 대비 0.7%(12억 원) 증가했다. 하지만 협회 측은 “표면적으로는 지원 총액의 증가로 보이지만, 기업이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공연장·복합문화공간·갤러리 등 인프라 운영 침체기를 활용한 재투자임을 감안하면 예술계에 직접 지원된 금액은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기업의 문화예술 분야별 지원 금액 중 인프라 분야 지원 금액(약 1,055억 원)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지원 분야의 ‘부익부 빈익빈’의 상황도 드러났다. 전통적으로 지원 규모가 컸던 클래식(약 116억원) 분야는 전년 대비 14.6%(14억 7900만원) 증가했으나 미술·전시(-8.7%)를 비롯한 국악·전통예술(-28%), 영상·미디어(-21%), 무용(-10.2%), 연극(-8.2%), 문학(-7.7%) 등 대부분 분야의 지원 금액은 감소세를 보였다.
개별 기업이 예술계에 직접 지원한 금액도 2년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2020년에 263억 7800만 원 감소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30억 7900백만 원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미술관·공연장 등 대규모 인프라를 주로 운영하는 기업 문화재단을 통한 지원 금액은 전년 대비 42억 8400만원 증가했다.
개별 기업 부문에서는 ‘KT&G 상상마당’을 운영하는 KT&G의 지원금액이 가장 컸다. 기업 출연 재단 부문에서는 지난해 리움미술관을 재개관하고, 호암미술관 운영 및 다양한 문화예술 지원사업을 진행한 삼성문화재단이 1위를 지켰다. 협회 측은 “예술은 지역사회와 조직문화를 변화시키는 촉매가 될 수 있고, 문화적 소통을 통해 소득·세대·지역의 격차 없이 공동체의 일체감을 조성할 수 있다”며 “최근 기업과 투자시장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의 솔루션 또한 문화예술”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