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현장] '뒤틀린 집' 호러퀸 서영희·윤상 사운드, 무더위 날릴 공포 속으로(종합)

영화 '뒤틀린 집' 스틸 / 사진=스튜디오 디에이치엘

올여름도 어김없이 무더위를 시원하게 날릴 공포영화가 관객을 찾아온다. 포문을 여는 영화 '뒤틀린 집'은 심장을 조이는 공포, 믿고 보는 배우들의 호연, 그리고 처음으로 영화 음악에 도전한 윤상의 감각적 사운드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여기에 가면을 쓴 부모의 민낯을 들여다본다는 메시지가 더해져 관객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질 예정이다.


5일 오후 서울시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뒤틀린 집'(감독 강동헌)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자리에는 강동헌 감독, 윤상 음악감독을 비롯해 배우 서영희, 김보민이 참석했다.


'뒤틀린 집'은 원치 않게 외딴 집으로 이사 온 가족이 열지 말아야 할 금단의 문을 열게 되면서 맞이한 섬뜩한 비극을 다룬다.


작품은 한국의 스티븐 킹, 전건우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강 감독은 소설을 영화화한 계기에 대해 "다른 일이 없던 중 영화 제안을 받아 즐거운 마음으로 임했다"며 "처음에 완성된 소설을 먼저 본 게 아니라 원작의 트리트먼트 중 재밌는 요소를 찾았다. 평소 내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장르 안에서 녹일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고 밝혔다. 원작과 차이에 대해서는 "톤 앤 매너가 다르다. 원작에는 퇴마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난 영화가 가족 안에서 시작해 가족 안에서 끝나길 바랐다"고 설명했다.


강 감독은 한국 공포영화 레전드로 꼽히는 '장화, 홍련' 촬영팀 출신이다. 그는 "촬영팀으로 오래 일을 했기 때문에 비주얼적은 부분에 대해 늘 고민하는 면이 있다. 영화는 보는 재미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 이번 작품에서도 비주얼을 강조했다"며 "평소 관객에게 물리적인 체험을 주고 싶었는데, 초반부에 물리적인 체험이 있을 거다. 또 이것이 후반부의 감정적 체험으로도 연결된다"고 말했다.




공포 영화 촬영 중 공포스러운 체험을 하게 되면 작품이 대박 난다는 속설이 있는데, '뒤틀린 집' 촬영장에서도 기이한 현상이 있었다고. 강 감독은 "부동산 장면 촬영 중 분명 설치된 전화를 뺐는데, 현민(김민재)이 대사를 하던 중 전화가 울리더라. 처음에는 연출부 실수인 줄 알고 짜증을 냈다"며 "이후 전화를 빼고 다시 촬영했는데, 정확히 같은 테이크, 같은 대사에서 또 전화가 울린 적이 있다"고 회상했다.


윤상은 데뷔 32년 만에 '뒤틀린 집'으로 영화 음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윤상의 음악은 작품 전반에 흐르며 청각을 통해 잔혹하면서도 처연한 특유의 이미지를 완성한다. 윤상은 강 감독의 전작인 영화 '기도하는 남자'를 우연히 보고, 감독에 대한 믿음으로 영화 음악에 도전하게 됐다.


윤상은 "'기도하는 남자'를 보고 영화가 나한테 말을 거는 느낌을 받았다. 이후 강 감독에게 연락을 해 '차기작을 하게 되면 나랑 같이 작업하자'고 말했다"며 "보통 영화 하나가 만들어지는 데 몇 년이 걸리지 않냐. 그렇게 생각했는데 '지금 바로 크랭크인 되는 영화가 있다'고 했고, 그게 '뒤틀린 집'이었다"고 했다. 이어 "마음의 준비도 없이 '뒤틀린 집'을 준비하게 됐다. 공포 영화라든지, 장르를 선택할 권한도 없었다"며 "애초에 강 감독님 작품은 무조건 할 마음이었기 때문에 그대로 하게 된 거다. 또 주연이 서영희라는 이야기를 듣고 뒤고 안 돌아보고 '하겠다'고 답했다"고 덧붙였다.




사운드에 대해서는 "공포물이다 보니 장르적 특성이 있기에 영화 '더 테러 라이브'의 이준오 음악감독에게 연락해 공동으로 작업했다"며 "최근 트렌드는 음악이 영화보다 기억에 남지 않도록 하는 거다. 최대한 영화 뒤에 숨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말 부분에 최대한 감정선을 부각하고 싶어서 피아노 곡을 선택했다"고 했다.


서영희도 윤상과 마찬가지로 강 감독의 전작 '기도하는 남자'를 보고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 그는 "'기도하는 남자'를 보고 정말 좋은 감정을 받아서 감독님을 꼭 뵙고 싶었다"며 "시나리오를 보고 명혜 캐릭터를 보니 '나도 명혜처럼 착함을 던져버리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더라. 같이 재밌게 만들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서영희는 육아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뒤틀린 집에 깃든 의문의 존재에게 현혹되는 명혜 역을 맡았다. 그는 "내 안에 느낀 감정을 솔직하게 영화에 담으려고 노력했다. 완벽하게 만들고 싶었던 가정이 어긋났을 때 놔 버리는 부분 등을 솔직하게 표현했다"며 "예전에 엄마에게 짜증을 냈던 감정을 떠올렸고, 그 부분을 최대한 담으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후반부 바뀐 명혜를 연기할 때는 통쾌하고 시원하더라"며 "다만 연기가 끝나고 마음이 아팠던 건 희우를 안는 장면이 없었다는 거다. 사랑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없어서 오히려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집에서 벌어지는 기묘한 일들에 숨겨진 비밀을 알고 있는 듯한, 명혜의 딸 희우로 분한 김보민은 "무섭지 않았고, 즐거운 촬영장이었다. 악몽도 꾸지 않아서 괜찮았다"고 말했다.


서영희는 김보민이 잠재력 있는 배우라고 칭찬했다. 그는 "아역이 아니라 같은 배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기 몫을 잘했다. 나보다 준비를 철저히 해오는 프로다운 모습도 있었다"며 "그 모습을 보고 '정신 차려야지'라는 생각을 했다. 정말 예쁘고 부러운 배우"라고 미소를 보였다. 김보민은 "서영희가 촬영할 때 잘 챙겨주고 호흡도 잘 맞춰줬다.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감사를 표했다. 오는 13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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