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타 스님 “평화통일 아니면 미래 없어… 통일운동에 최선”

‘평불협 30년사’ 발간 기념 간담회
“불교계도 이런 일 했다 알리려 책 내”

법타 스님.


“갑자기 통일이 된다면 북한에서 불교계의 설 땅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불교계도 통일 운동에 이런 일을 했다는 근거를 남기기 위해 책을 냈습니다.”


불교계 통일운동 단체인 평화통일불교협회(평불협) 회장 법타 스님은 최근 ‘평불협 30년사’ 발간을 기념해 5일 인사동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개신교는 통일 이후 북한에 교회 3000곳을 세우겠다는 목표를 세워 준비하고 있다”며 불교계의 소극적인 움직임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불교계에 따르면 평불협은 은해사 조실이자 조계종 원로회의 의원인 법타 스님 주도로 1992년 2월 출범한 불교계 최초 통일부 산하 사단 법인체다. 지난 30년간 대북지원과 북한 내 문화유적지 복원, 인권회복, 학술문화, 포교 교육 등 남북교류 분야에서 큰 역할을 했다는 평을 받는다. 통일부에 신고된 평불협의 대북지원 금액만 50여억 원에 달한다.


‘평불협 30년사’에는 대북지원과 남북교류, 유적복원 등 평불협 활동과 성과, 사진으로 보는 평불협 30년, 북한 불교의 현황 등 다양한 자료가 담겼다. 평불협 측은 “남북 불교 교류의 역사적 의의와 가치를 불교계는 물론 일반사회 대중과 공유함으로써 자주적인 역량과 향후 역할을 제고하고자 한다”며 “남북교류의 새로운 장을 다시금 열어가기 위한 지표를 설정하는 데 출간의 목적과 의미를 뒀다”고 밝혔다.


법타 스님은 “고(故) 김대중 대통령이나 고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는 곧 남북 통일이 될 것 같더니 지금은 남북 관계가 깜깜하던 시절보다 더 깜깜해진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면서도 “평화통일 아니면 한민족의 미래에 답이 없다”고 말했다. 법타 스님은 “북한과 연결 통로가 막히고 (통일운동을 하는데) 경제적·재정적으로 부담된다”면서도 “불자들 중심으로 통일의식 제고, 북한 바로알기 운동 등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타스님은 북한 주민 수백 만 명 굶어 죽은 이른바 ‘고난의 행군’ 시절에는 ‘밥이 통일이다’, ‘밥이 평화다’를 구호로 북한의 식량난 해결에 진력했다. 1997년 황해남도 봉산군에 ‘금강 국수 공장’을 세운 뒤 1998년 초부터 매달 밀가루 60톤을 북한 남포항으로 보내 하루 7700명분의 국수를 생산해 무상으로 제공했다. 평양에도 빵 공장을 설립 운영했다. 2003∼2006년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민추본)와 공동으로 59개 북한 사찰 단청 불사를 했고, 북쪽 스님들에게 가사와 장삼 옷감을 후원하기도 했다.


하지만 2008년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 씨 피살, 2010년 천안함 침몰과 연평도 포격 사건 등으로 ‘5·24 대북 제재조치’가 내려지며 남북관계가 크게 경색되면서 평불협의 활동도 활발하지 못한 상태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