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우주 패권을 둘러싸고 설전을 벌였다. 미국은 중국의 달 장악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했고, 중국은 중상모략이라며 반박했다.
지난 2일 독일 일간지 ‘빌트’에 따르면 빌 넬슨 미국 항공우주국(NASA) 국장은 “우리는 중국이 달에 착륙한 후 ‘이제 이곳은 우리 것이니 다른 사람들은 나가라’라고 말할 것에 대해 매우 우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의 우주 프로그램이 군사 프로그램이며, 중국은 그동안 다른 나라들로부터 아이디어와 기술을 훔쳐 왔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우주 비행사들이 다른 나라의 위성을 파괴하기 위해 방법을 익히고 있다는 주장도 했다.
우주 비행사 출신으로 상원 의원을 지낸 넬슨 국장은 이전부터 중국의 우주 프로그램에 대해 비판해 왔다. 최근에는 하원 세출위원회에서 “우리는 과거 소련과 했던 것처럼 미래에 중국과 우주 경쟁을 할 것”이라면서 “특히 물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달의 남극을 중심으로 우주에서 중국과 미국의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미국의 아이디어와 기술을 도둑질 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4일 정례 브리핑에서 "(넬슨의 발언은) 거짓이고 무책임하다"며 “미국은 중국의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우주 탐사 노력에 대해 끊임없이 중상모략을 해왔다”고 반박했다. 이어 “중국은 언제나 우주에서의 인류 공동의 미래 건설 증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우주를 무기화하거나 우주에서 군비 경쟁을 벌이는 데 반대한다”고 말했다. 자오리젠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이야말로 우주를 군사화하고 있다"며 "미국은 우주 쓰레기를 만들고 우주 군비 경쟁을 촉발하며 글로벌 전략적 안정을 훼손하는 더러운 기록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계열 글로벌 타임스도 "식민주의적 사고방식을 가진 넬슨의 위선적인 주장"이라고 미국을 비판했다.
한편 중국은 2013년 처음으로 무인 우주선을 달에 착륙시켰고, 2019년에는 인류 역사상 최초로 달 뒷면에 무인 우주선을 착륙시키는 데 성공했다. 또한 2020년대 달에 유인 우주선을 착륙시킨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중국은 유인 달 기지 건설에 필요한 핵심기술을 시험하기 위해 창어 8호 준비작업에도 착수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중국은 러시아와 달 기지 건설을 위한 협약도 체결할 예정이다.
미국은 ‘아르테미스 계획’ 달 탐사 프로젝트를 바탕으로 2024년에는 유인 궤도선을 달에 보내고, 2025년에는 달 남극에 유인 우주선을 착륙시킨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