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조 원에 달하는 퇴직연금 시장을 잡기 위한 자산운용사 간 힘겨루기가 본격화한 가운데 KB자산운용이 TDF(타깃데이트펀드) 보수를 재차 인하해 주목된다.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가 12일 도입되면 운용사의 TDF ‘수수료 인하’ 경쟁도 치열해 것으로 예상된다.
KB자산운용은 대표 TDF 상품인 ‘KB온국민 TDF’의 운용보수를 추가로 인하한다고 6일 밝혔다.
연초에 운용보수를 인하한데 이어 추가적으로 운용보수를 10%씩 인하 할 예정으로 인하 후 총 보수는 연 0.36~0.61% 수준이다. 앞서 KB자산운용은 1월 24일 해당 펀드 시리즈의 운용보수를 연 0.07%포인트씩 인하한 바 있다. 상위 5개 운용사 총 보수가 1%대인 점을 고려할 때 수수료 측면에서 이점이 뚜렷하다. 지난 2017년 출시된 KB 온국민 TDF는 장기투자와 복리효과가 중요한 연금펀드의 특성에 맞게 설계된 펀드로투자자의 생애주기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알아서 조정한다. 패시브(인덱스형) TDF펀드로 저렴한 보수가 장점인만큼 연금 등 장기투자에 최적화된 상품이다.
이석희 KB자산운용 연금WM본부장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DC형(확정기여형)과 개인형퇴직연금(IRP) 고객의 장기수익률 제고를 위해 운용보수를 추가인하했고, 패시브 전략인 ‘KB온국민TDF‘와 액티브 전략인 ’KB다이나믹TDF‘에 분산할 경우 투자위험이 낮아진다”며 “업계 최저수준의 저보수와 낮은 변동성을 갖춘 KB온국민TDF는 디폴트옵션시행시 주목할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TDF는 특히 은퇴예상 시기에 맞는 상품을 선택하면 가입자의 연령대를 고려해 주식과 채권 투자비율을 조절해 주는 만큼 디폴트옵션에 적합한 상품으로 알려졌다. 실제 미국과 호주 등 연금선진국들 대다수는 퇴직연금으로 TDF를 선택해 연 5~7%의 수익을 내고 있다.
디폴트옵션 시행이 임박하면서 수수료 등 운용사 간 TDF 경쟁도 다시금 뜨거워질 것으로 관측된다. TDF 수익률에는 수수료, 보수, 기타 비용이 녹아있는 만큼 투자판단의 한 요소가 된다. KB자산운용이 운용규모를 8412억 원(6월 30일 기준)까지 키운 것도 업계 최저 수준의 보수가 한몫했다는 평가다.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트러스톤자산운용 역시 비히클 2030, 2040, 2050 등 3종의 TDF 총보수 크게 낮춰 출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2050의 온라인 클래스 총보수는 0.365%수준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