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가족부가 ‘2022년 청년 성평등 문화 추진단’ 사업을 5일 전면 재검토한다고 밝히면서 여가부 존폐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지난달 사업 추진을 위한 출범식까지 개최했지만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으로 불리는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비판에 전격 사업이 중단되면서 여가부 폐지가 현실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6일 여가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2022년 청년 성평등 문화 추진단(버터나이프크루)’의 출범식을 개최했다. 여가부가 주관하는 이 사업은 성평등, 젠더 갈등 완화, 공정한 청년 일자리 환경 조성, 마음 돌봄 4개 분야에서 청년들이 발굴한 의제를 중심으로 콘텐츠 제작 및 인식 개선 활동을 펼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여가부는 올해 사업 대상자로 총 17개팀, 63명을 선정해 팀당 최대 600만 원을 지원하고 6개월간 캠페인 활동과 콘텐츠 제작, 인식 개선 등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권 대표가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그는 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여가부 장관과 통화해 해당 사업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며 “남녀 갈등을 완화하겠다면서 오히려 증폭시키고 새 정부의 여가부 폐지 기조와 상관없는 사업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권 대표의 발언이 있자 여가부는 하루 만에 사업 대상자들에게 사전에 논의 과정을 알리지 않은 채 전면 재검토 결정을 내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여가부의 한 관계자는 “사업 재검토에 대해 모든 방향성을 열어놓고 검토하고 있다”며 “사업 폐지도 선택지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이미 예산까지 확보된 사업을 하루 만에 뒤집는 이례적인 결정이 내려진 것이다.
해당 사업 대상자로 선정된 A 씨는 “보도를 통해 상황을 확인했다”며 “수요일인 6일에 지원금을 받기로 돼 있었으나 사업 주최 측인 사회적협동조합 빠띠를 통해 여가부와 협의가 길어지고 있어 지급이 늦어지고 있다는 연락을 5일 전자우편으로 받았다”고 밝혔다.
여가부가 연간 행사로 주관하는 사업이 ‘여가부 폐지론’을 주장해온 권 대표의 지적에 곧바로 재검토 절차를 밟으면서 여가부의 존립 기반이 더욱 흔들리게 됐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도 취임 이후 계속해 ‘젠더 갈등 완화’를 주장해왔으나 지난달 30일 열린 ‘2030 청년 타운홀 미팅’에서는 “여가부 폐지는 변함없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