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국 상승률 1위를 기록했던 인천 아파트 가격이 최근 12주 연속 하락하고 있다. 한때 서울과 ‘키 맞추기’를 하며 고공비행을 했지만 집값 고점 인식이 확산하고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면서 위축되는 모양새다. 여기에다 인천에서는 내후년까지 12만 가구를 웃도는 입주 물량이 예정돼 있어 조정장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6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통계에 따르면 인천 아파트 가격은 올해 4월 둘째 주부터 지난달 마지막 주까지 12주 연속 하락했다. 특히 지난주 변동률은 -0.08%로 그 전주(-0.06%)에 비해 낙폭이 커졌다. 0.004%의 변동률을 기록한 4월 첫째 주를 제외하면 최근 인천 아파트 가격은 21주 연속으로 하락했다.
인천은 지난해 아파트 가격이 22.6% 상승하며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던 곳이다. 매수 열기가 한층 달아올랐던 지난해 중순에는 14주 연속(4월 셋째 주~7월 셋째 주) 0.4%를 웃도는 상승률을 기록하며 과열 양상까지 보였다. 당시 시장에서는 인천 아파트 가격이 다른 수도권 지역에 비해 낮은 점과 도시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점 등이 호재로 꼽혔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전국적으로 아파트 시장이 조정장에 들어서며 상승 폭이 꺾이기 시작했고 올해 1월 말부터는 하락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올 들어 인천에서는 직전 거래에 비해 가격이 ‘억 단위’로 하락한 실거래가 줄을 잇고 있다. 인천 서구 청라동 ‘청라 제일풍경채’ 전용 101.96㎡는 지난해 11월만 해도 실거래 가격이 8억 7000만 원(4층)이었지만 올해 6월 7억 3000만 원(6층)에 거래됐다. 7개월 사이 가격이 1억 4000만 원(16.1%) 빠졌다. 인천 연수구 송도동 ‘송도 더샵 퍼스트파크’ 68.96㎡는 올해 3월 10억 2000만 원(36층)에서 6월 8억 9500만 원(35층)으로 불과 3개월 사이에 1억 2500만 원(12.3%)이 떨어졌다. 이들은 모두 공인중개사 주관하에 이뤄진 중개 거래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호갱노노 집계 자료에 따르면 2022~2024년 인천 입주 물량은 12만 1414가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8만 4871가구가 공급되는 서울보다 물량이 많다. 최신 통계청 자료 기준 인천 인구는 294만 5454명으로 서울 인구 958만 6195명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8만 4584가구의 입주가 진행되는 대구에서는 33주 연속 아파트값이 하락하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시장에서 가격은 결국 수급에 따라 정해지는데 내후년까지 인천에서는 입주 물량이 쏟아질 예정이어서 매수자의 교섭력이 올라간 상황”이라며 “지난해 가격 급등에 따른 피로감이 큰 상황에서 서구와 같은 신도시 지역과 부평구·미추홀구 등 원도심을 가리지 않고 수만 가구에 달하는 공급이 이뤄질 예정인 만큼 지금의 하락장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