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수학자들이 부담감을 느껴서 단기적 목표만 하기보다는 장기적인 큰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을 만한 여유로운 연구 환경이 제공됐으면 좋겠다.”
한국계 수학자 중 처음으로 필즈상의 영예를 안은 허준이(39) 프린스턴대 교수 겸 한국 고등과학원(KIAS) 수학부 석학교수가 6일 한국 기자단 브리핑에서 한국 내 연구 환경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허 교수는 핀란드 현지에서 이날 고등과학원과 대한수학회가 주최한 '허준이 교수 2022 필즈상 수상기념 기자 브리핑에 온라인 화상 연결로 참석했다.
허 교수는 “큰 상을 받게 돼 기쁘다”면서도 “부담감도 있지만 앞으로도 찬찬히 꾸준하게 공부해 나가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필즈상 수상 소식을 언제 처음으로 들었냐는 질문에는 “올해 초 밤 시간대에 국제수학연맹(IMU) 회장이 전화가 와서 혹시 필즈상 소식인가 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잠자고 있는 아내에게 10분 고민하다가 깨워 말했다”며 “아내는 ‘응, 그럴 줄 알았어.’하고 바로 잠자더라”고 덧붙였다.
허 교수는 서울 방일초등학교, 이수중학교, 상문고등학교(중퇴) 등 국내에서 초중고를 나왔다. 2007년에는 서울대 수리과학부 및 물리천문학부 학위를, 2009년에는 서울대 수학과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2012년 일리노이대에서 박사 과정을 밟으며 50년 가까이 풀리지 않았던 난제인 '리드 추측'을 해결했다. 2018년에는 리드 추측의 모태가 된 문제인 '로타 추측'마저 해결했다.
허 교수는 한국 교육에 대한 질문에는 “지금의 저로 성장하는 데 있어서 자양분을 준 소중한 경험”이라면서도 "젊은 수학자들이 부담감을 느껴서 단기적 목표에 치중하기보다는 장기적인 큰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을 만한 여유롭고 안정감 있는 연구 환경이 제공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허 교수는 오는 8일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다. 13일에는 기자간담회와 수상기념 해설 강연을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