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올인한 엘살바도르, 결국 국가 부도 위기

평가손실률 60%…재정악화로 외채 상환 어려워
NYT "대규모 재정지출 축소냐 디폴트냐 기로에"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 EPA연합뉴스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한 엘살바도르가 암호화폐 가격 하락의 여파로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몰렸다.


뉴욕타임스(NYT)는 5일(현지시간) 엘살바도르가 디폴트 위기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보도 내용을 보면 엘살바도르 정부는 비트코인 가치가 하락하면서 투자금의 약 60%에 달하는 손실을 입었다.


엘살바도르는 지난해 9월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했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아홉 차례에 걸쳐 2301개의 비트코인을 구매했다. 매수 시점 기준 1억560만 달러(약 1378억 원) 규모로 추정된다. 현지 언론은 부켈레 대통령의 비트코인 투자로 엘살바도르 정부가 6300만 달러(약 824억 원)의 평가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부켈레 대통령은 낙관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지난달 30일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 80개를 1만9000달러(약 2485만 원)에 구매했다고 밝히며 “비트코인은 미래다. 싸게 팔아줘서 고맙다”고 했다.


NYT는 “해외 수입에 의존하는 연료와 식품가격 안정을 위한 보조금 지급이 늘어나면서 엘살바도르 정부의 재정 상태가 더 나빠지고 있다”며 “외채 상환도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전했다. 엘살바도르는 내년 1월 8억 달러(약 1조458억 원)를 시작으로 외채를 연이어 상환해야 하는 상황이다.


NYT는 “부켈레 대통령이 대규모 공공재정 지출 축소와 디폴트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몰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런던정경대 공공정책 전문가인 프랭크 무치는 “부켈레 대통령은 건전한 재정관리보다 대중적인 이미지에 더 신경을 써왔다”고 지적하며 “그 결과로 엘살바도르는 매우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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