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보수당 대표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후임자가 결정되는 가을까지 총리직을 고수하려는 이유는 지방 관저에서의 결혼파티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7일(현지시간) 텔레그래프는 존슨 총리와 부인인 캐리 존슨 여사가 이달 30일 지방 관저인 체커스에서 호화로운 결혼파티를 열 예정이라며, 이미 초대장까지 발송된 상태라고 보도했다. 텔레그래프는 "이 파티는 총리가 보수당의 임시 대표직에 매달리는 이유 중 하나"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존슨 총리 부부는 지난해 5월 비공개 결혼식을 올렸다. 하지만 당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방역 규칙 때문에 하객을 30명밖에 초대하지 못하자, 이들은 이후 결혼파티를 열겠다고 밝혔다. 존슨 총리 부부는 이미 당시에 체커스에서의 파티를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텔레그래프는 "소식통들에 따르면 존슨 총리 부부는 오랫동안 계획했던 축하 행사를 진행하기로 결심했다"며 "존슨 총리가 가을까지 임시 총리로 남겠다고 주장한 이유가 바로 이 행사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존슨 총리가 지금 사임한다면 체커스를 이용할 수 없어 결혼파티를 취소해야 하는 만큼, 가을까지 총리직을 수행할 것을 고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의혹이 제기되면서 존슨 총리를 둘러싼 비판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 보수당 관계자는 "존슨 총리가 진실성과 정직성과 관련해 온갖 비판을 받았음에도 결혼파티를 체커스에서 열기 위해 총리직에 머무르려 한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며 "그것은 국가 자산이지 개인의 집이 아니다. 존슨 총리 부부는 다른 장소를 찾아야 하고 존슨 총리는 즉시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텔레그래프는 일각에서는 존슨 총리 부부가 결혼 파티비용을 어떻게 부담할지를 두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존슨 총리는 “집권 보수당 대표에서 사퇴하되 총리직을 후임자가 선출될 때까지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존슨 총리는 일명 ‘파티게이트’로 지난달 진행된 불신임 투표에서 간신히 살아남았지만, 그가 원내부총리로 임명한 보수당의 크리스토퍼 핀처 하원의원이 술에 취해 남성 2명을 만진 혐의로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다시 논란이 불거졌다. 특히 핀처 의원이 과거에도 성 비위를 저질렀으며 존슨 총리가 이를 알고도 주요직에 임명했다는 주장이 나왔고, 존슨 총리가 이를 부인하고 다시 해명하는 등의 상황이 전개되면서 존슨 총리의 측근들마저 줄줄이 사임하며 자진 사퇴를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