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노 디폴트' 오나…엘살바도르·가나 등 19개국 ‘위기’

强달러에 채권 상환부담 늘고
전쟁發 인플레에 재정난 가중
채무심각국 반년새 2배 이상↑

최근 ‘국가 부도’를 선언한 스리랑카에 이어 엘살바도르와 가나·이집트·튀니지·파키스탄 등 신흥국들이 무더기로 디폴트(채무 불이행)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화 강세로 이들 국가의 채권 상환 부담이 커진 데다 전쟁발(發) 인플레이션까지 더해져 재정난이 심각해진 결과다.


블룸버그통신은 7일(현지 시간) 자체 자료를 집계한 결과 디폴트로 이어질 정도로 국가채무가 심각한 신흥국이 지난 반 년 사이 2배 이상 늘어 현재 19개국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앞서 5월 스리랑카가 국채이자를 제때 상환하지 못해 공식적인 디폴트 상태에 돌입한 가운데 자칫 신흥국들 사이에서 ‘도미노 디폴트’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경고다. 현재 1조 4000억 달러(약 1817조 원)에 달하는 외화 표시 신흥국 국채 가운데 부실채권으로 거래되는 국채는 17%(2370억 달러)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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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이 국채 수익률,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 등의 지표를 종합해 디폴트 위기가 가장 크다고 진단한 국가는 엘살바도르다.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한 엘살바도르는 최근 암호화폐 가격 급락으로 재정이 직격탄을 맞았다. 고물가에 따른 가계 부담을 덜기 위해 연료·식품 보조금 지급을 이어가야 하는 상황이라 내년 1월 8억 달러를 시작으로 줄줄이 만기가 돌아오는 외채 상환 자금을 마련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31.8%까지 치솟은 엘살바도르 국채 수익률은 국가 경제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투자자들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가나·튀니지·이집트 역시 외환보유액 부족으로 차입 비용 증가에 취약한 상태다. 최근 단전으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파키스탄의 경우 향후 1년 동안 상환해야 할 채무가 410억 달러에 달한다. 파키스탄은 국제통화기금(IMF) 구제 금융 지원 재개를 위한 협상에 돌입한 상태다. 파키스탄은 앞서 2019년에도 IMF로부터 3년간 60억 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을 받기로 합의했지만 지금까지 들어온 금액은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일각에서는 신흥국을 둘러싼 최근 상황이 1980년대 중남미 부채 위기와 유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시에도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달러 가치가 오르면서 중남미 국가들의 채권 상환이 어려워졌고 그 결과 이 지역의 많은 국가에서 금융위기가 발생했다. 통신은 “한 국가의 재정 붕괴가 다른 국가로 이어지는 도미노 현상이 다시 나타날 수 있다”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상품 가격을 계속 끌어올리는 상황에서 신흥국들의 부담은 견딜 수 없을 만큼 크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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