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성상납 ‘증거 인멸’ 인정한 국힘 윤리위…성상납 진위 여부 경찰 수사 속도내나

'당원권 정지 6개월' 초유 당대표 중징계
윤리위 "성상납 판단 안 해…'증거인멸'"
경찰, 김성진 대표 2차 접견조사 마무리
이준석 대표 조만간 소환조사 진행할 듯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7일 저녁 국회 당 대회의실에서 열린 중앙윤리위원회의에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던 중 말을 잇지 못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성상납 의혹을 받고 있는 이준석 대표에게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중징계를 내린 가운데 해당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의 이 대표에 대한 소환 조사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리위는 징계를 결정하며 성상납 의혹 자체에 대한 판단보다는 증거 인멸 의혹에 집중했다. 이에 따라 성상납 의혹에 대한 진위 여부는 경찰의 손에 가려지게 됐다.


앞서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이 대표에게 성상납을 했다는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에 대한 두 차례 접견 조사를 마쳤다. 김 대표로부터 성상납 경위 등에 관한 진술을 확보한 경찰은 조만간 이 대표를 소환해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김 대표는 이준석 대표가 2013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비상대책위원이던 당시 이 대표에게 성 접대와 명절 선물 등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로, 이 사건과는 별개의 건으로 현재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다. 김 대표는 2차례 걸친 경찰 접견 조사에서 이 대표에게 총 20여 차례 성 접대를 했으며 그 대가로 박근혜 전 당시 대통령을 만날 수 있도록 힘써주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의 법률대리인 김소연 변호사는 지난달 30일 첫 번째 접견 조사에서 김 대표가 자신의 회사인 아이카이스트에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방문해주기를 바랐고, 이를 위해 비대위원이었던 이준석 대표에게 페이스북 메시지를 보낸 뒤 대전에서 만나게 됐다고 진술했다.


이어 5일 두 번째 접견 조사에서는 “아이카이스트 직원이 김 대표에게서 받아 보관 중이던 박근혜 시계 사진을 오늘 아침 보내왔다”며 “해당 직원에게 시계를 받아 경찰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김 변호사는 김 대표가 2013년 7월 11일 대전 유성구에서 이뤄진 첫 번째 성상납 장소와 시간, 성매매 여성 사진 등 신상에 대해 세세하게 진술했다고 주장했다. 또 김 대표가 두 번째 성접대 날이라고 지목한 2013년 8월 15일 식당 결제 내역과 다음날인 8월 16일 이준석 대표가 탄 KTX 결제 내역 등을 추가 증거로 제시했다고 전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게 성 접대를 한 의혹을 받는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 측 법률대리인인 김소연 변호사가 5일 오후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김 대표의 오전 접견을 마치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힘 윤리위는 김 대표의 두 번째 경찰 접견 조사 이튿날인 7일 진행됐다. 윤리위는 국회 본관에서 약 8시간에 걸친 심야 마라톤 회의 끝에 이 대표에 대한 징계를 결정했다. 이 대표가 김철근 당 대표 정무실장을 통해 사건 관련 증거 인멸을 시도했다는 게 사실상의 이유였다. 이양희 윤리위원장은 "징계 심의 대상이 아닌 성상납 의혹에 대해선 판단하지 않았다"면서 "그간 이준석 당원의 당에 대한 기여와 공로 등을 참작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윤리위는 김철근 정무실장에 대해서도 ‘당원권 정지 2년’이라는 고강도 징계를 결정했다.


김 정무실장은 김 대표의 수행원이자 성상납 의혹을 폭로한 장 모 씨에게 ‘성상납이 없었다’는 취지의 사실 확인서를 받는 대신 대전의 한 피부과에 7억 원 투자를 약속하는 각서를 써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가 성상납 의혹을 제기하자 김 실장이 장 씨를 만나 회유, 증거를 인멸하려 했다는 의혹이 정치권에서 제기됐다. 경찰은 4월 김 실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마친 상태다.


이 대표는 논란이 된 이후 지금까지 일관되게 ‘성 접대’와 더불어 ‘증거인멸교사’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 대표는 8일 오전 KBS 라디오에 출연해 “수사 절차가 시작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6개월 당원권 중지라는 중징계가 내려진 데 대해서 윤리위 형평에 이의를 제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당 대표에서 물러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오는 21일 김 대표를 상대로 3차 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2차례 걸친 접견 조사로 김 대표의 진술이 구체화됐고 이 대표에 대한 국힘의 입장이 일단 정리된 만큼 이준석 대표에 대한 경찰의 소환 시점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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