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m 롱 버디로 쐐기…'컴퓨터 퍼트' 송가은 시즌 첫 우승

KLPGA 대보 오픈 최종
18언더 활약…14번 홀 퍼트 압권
2년차 징크스 우려 씻고 통산 2승
오지현 2위…박민지 공동 10위에

송가은이 10일 대보 하우스디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사진 제공=KLGPA

송가은이 10일 대보 하우스디 오픈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KLPGA

송가은이 10일 대보 하우스디 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동료 선수들의 축하 세례를 받고 있다. 사진 제공=KLPGA

우승 확정한 뒤 환호하는 송가은. 사진 제공=KLPGA


3타 차 선두였지만 후반 들어 좀처럼 버디가 나오지 않아 마음을 놓을 수 없었던 14번 홀(파4). 두 번째 샷이 다소 흔들려 8.5m 거리를 남겼다. 홀 가깝게 붙이기만 해도 만족스러울 상황이었지만, 1·2라운드 연속 불을 뿜었던 퍼트 감은 마지막 날에도 여전했다. 공격적으로 시도한 버디 퍼트가 자로 잰 듯 정확히 굴러가 홀 속으로 사라졌다. 송가은(22)이 자신의 통산 두 번째 우승에 쐐기를 박은 순간이었다.


10일 경기 파주의 서원밸리CC(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대보 하우스디 오픈(총상금 10억 원) 최종 라운드.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솎아내 4언더파 68타를 친 송가은이 최종 합계 18언더파 198타로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뒤 10개월 만에 따낸 통산 2승째를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장식했다. 첫날 10언더파를 몰아친 송가은은 사흘 동안 단 한 번도 리더보드 최상단 자리를 빼앗기지 않고 우승까지 질주했다.


지난해 신인왕에 오른 송가은은 올해 4월 넥센·세이트나인 마스터즈를 시작으로 3개 대회 연속으로 컷 통과에 실패하는 아픔을 겪었다. 이후 톱 10에 세 차례 이름을 올리며 서서히 경기력을 회복한 그는 올 들어 13번째 출전인 이번 대회에서 ‘2년차 징크스’ 우려를 말끔히 씻었다. 1억 8000만 원의 우승 상금을 추가해 시즌 상금 순위를 23위에서 7위(3억 2276만 원)까지 끌어올렸다.





전날 2라운드에서 2타 차 선두를 유지한 뒤 “더 집중하겠다”던 송가은은 자신의 말처럼 흔들림 없는 플레이로 큰 위기 없이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우승 열쇠는 단연 퍼팅이었다. 이번 시즌 드라이버 샷 평균 거리 81위(234.7야드)인 송가은은 평균 퍼트 수에서는 4위(29.45개)를 달리고 있다. 신인이었던 지난해에도 13위에 올랐을 만큼 그린에서 강한 선수다.


대회 첫날부터 10개의 버디를 쓸어담아 코스 레코드를 2타 줄인 송가은은 이날 2번 홀(파3)부터 8.5m 버디 퍼트를 깔끔하게 성공시켰다. 티샷이 홀 오른쪽 먼 곳에 떨어졌지만 ‘컴퓨터 퍼트’ 송가은은 아무렇지도 않게 집어넣었다. 8번(파3)과 9번 홀(파4)에서는 약 4.5m와 3m 버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후반 초반까지 2타를 줄이며 끈질기게 추격한 오지현(26)의 의지를 꺾은 것도 14번 홀 장거리 버디 퍼트였다. 2번과 14번 홀의 비슷한 거리 퍼트가 정확히 홀 속으로 떨어졌다. 이 홀 버디를 성공시킨 송가은은 우승을 확신한 듯 이날 중 가장 환한 미소를 보였다.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버디 퍼트가 살짝 빗나가자 가볍게 파 퍼트를 넣은 후에는 두 손을 번쩍 들어 올리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송가은은 “경기 전 (안)선주 언니가 지킨다고 생각하지 말고 쫓아간다고 생각하라고 조언을 해줬다. 그 덕에 다소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며 “이번 대회 우승으로 (2년 차) 징크스 자체를 잊을 수 있어 다행이다”고 했다.


전날 7타를 줄여 2위로 도약한 오지현은 이날 3타를 줄여 15언더파로 3타 차 단독 2위를 했다. 8언더파로 데일리 베스트 스코어를 작성한 유해란(21)은 곽보미(30)와 함께 공동 3위(14언더파)를 차지했다. 박지영(26)과 임희정(22), 성유진(22)은 13언더파로 공동 5위 그룹을 형성했다. 40년 만에 한 시즌 세 번째 타이틀 방어라는 대기록에 도전한 상금·대상포인트 1위 박민지(24)는 2타를 줄여 공동 10위(11언더파)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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